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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위기 상황” 삼성 ‘구심력 세우기’ 긴급조처

등록 2016-09-12 21:38

이재용 등기이사 선임 배경과 전망
“내년 3월 주총으로 준비했다 앞당겨”
책임경영 실천의지 긍정적 평가

3세경영체제 공식화는 하지 않을 듯
삼성 “바로 CEO 맡을 생각은 없다”
지주회사 재편도 서둘지는 않을 전망
삼성전자가 12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전격 결의한 것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인한 위기 상황을 돌파하려면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 이후 삼성 내부의 리더쉽과 컨트롤타워가 불안정한 것처럼 외부에 비쳐지는 것을 계속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2014년 5월 부친인 이 회장의 와병 이후 그룹의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혀왔지만, 지난 2년여 동안 2세경영에서 3세경영으로 옮겨가는 과도기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과거 이건희 회장이 위기 때마다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던 시절에 비할 때 그룹의 구심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삼성전자 이사회도 이날 결정 배경에 대해 “변화무쌍한 정보기술(IT) 산업 환경 아래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 기업문화 혁신 등이 지속 추진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지난해 삼성물산 불공정 합병 논란과 최근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사건이라는 지배구조와 사업상의 이중적 위기상황을 돌파하려면 이재용이라는 구심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취임은 재벌 총수일가들의 상당수가 절대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직을 맡지 않고 있는 것과 달리 책임경영의 실천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등기이사를 맡아 법적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는 외부 요구가 많았으나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 내부적으로는 진작부터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취임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애초 내년 3월 주총 때 등기이사 취임을 준비했으나, 최근 위기상황으로 인해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 2년여 동안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재편을 주도하며 실질적 총수 역할을 해온 만큼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결국 시간문제라는 예상이 많았다. 삼성전자 이사회도 “이 부회장이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수년간 경영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쌓았으며, 이건희 회장 와병 2년 동안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실적 반등, 사업재편 등을 원만히 이끌며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서 공식적으로 그룹 또는 삼성전자의 회장직을 이어받고 명실공히 삼성그룹 3세경영 체제를 공식화하는 단계로 곧바로 나아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되더라도 바로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은 그동안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아직 돌아가신 것도 아닌데, (회장 취임은) 자식 된 도리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어왔다. 앞으로 이 부회장의 비중이 커지더라도 이건희 회장의 가신그룹들이 주축인 미래전략실과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함께 이끌어가는 과도기적 형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삼성 주변에서는 이 부회장의 향후 역할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삼성 내부 통합과 외부와의 소통을 주도하며 일종의 ‘조정자’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또 삼성의 3세체제 전환을 위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재편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은 급히 서두를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 역시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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