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올랐지만 환율하락 폭 커 상쇄
수입물가도 8년11개월 만에 최저치
수입물가도 8년11개월 만에 최저치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물가가 3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입물가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 발표 자료를 보면, 8월 수출물가지수는 77.41(2010년 100기준)로 전달과 견줘 1.9%,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서는 9.7% 각각 하락했다. 이는 1984년 12월(78.0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물가 하락에는 환율의 영향이 컸다. 8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11.68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2.8% 하락했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43.64달러로 2.6% 상승했다. 보통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석유제품 생산단가가 올라가 물가지수가 상승하나 8월에는 환율의 낙폭이 이를 상쇄할 만큼 컸다는 분석이다.
수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전자기기 부문에서 디램(-0.7%), 축전지(-1.8%), 절연전선(-3.7%) 등의 물가가 하락했다. 수송장비 부문에서도 소형승용차(-3.4%), 중형승용차(-2.3%)의 물가가 뒷걸음쳤다.
8월 수입물가지수는 74.44로 전달과 견줘 1.9%,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8.5% 각각 하락했다. 이 역시 2007년 9월(74.17) 이후 최저치다. 원재료 수입물가는 농림수산품을 중심으로 전달 대비 0.4% 하락했고 중간재도 전기 및 전자기기 등을 중심으로 2.5%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올랐지만 8월 수출입물가지수에는 환율 하락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기준 8월 수출물가지수는 전달과 견줘 0.8%, 수입물가지수는 0.6% 각각 상승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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