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부족 현실 외면한 비난, GMO안쓰면 오르는 가격에 소비자 피해”항변도
2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주요 기업별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수입 현황을 공개하자,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반응을 내놓는 것을 주저하며 여론의 향방을 주시하겠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유전자변형농산물 주요 수입업체들이 속해있는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유전자변형수입농산물 수입량 정보가 공개됨으로서 식량 수급 혼란과 물가 상승 등 소비자에 미칠 피해와 국내 식품업계가 입게 될 막대한 피해와 손실을 우려하며, 유전자변형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과학적 근거 없는 유전자변형농산물 괴담에 대한 중단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씨제이(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는 콩기름의 원료인 대두를 주로 수입하고 대상과 삼양은 물엿 종류의 식품에 들어가는 전분당을 만드는 옥수수를 주로 수입한다. 대두를 수입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용되는 대두유는 거의 대부분이 유전자변형농산물을 원료로 쓴다”면서 “우리 나라는 두류 자급률이 10% 남짓한 대표적 식량 부족 국가인데 유전자변형농산물을 쓰지 않으면 가격이 올라 소비자 피해로 연결되는 건 차치하고 수급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용유 가운데 올리브유나 포도씨유는 유전자변형농산물을 쓰지 않지만 가격대가 대두유에 비해 높은 편이고, 동남아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팜유는 가격대도 낮고 유전자변형농산물을 쓰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널리 쓰이지 않는다.
옥수수를 수입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수입 옥수수의 대부분은 식용제품이 아니라 접착제, 벽지 등 산업용 원료로 쓰인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들은 모두 “유지류(기름류)를 제외한 가공식품에는 유전자변형농산물을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경실련이 주장하는 유전자변형농산물완전표시제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며 “수입 곡물에 대해서 표시를 요구하지만, 원유를 수입할 경우 그 원유가 유전자변형농산물을 썼어도 표시할 의무가 없어서 오히려 기업 간 형평성의 문제가 될수도 있다”고 항변했다. 주요 기업들은 유전자변형농산물의 수입을 줄일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히거나 답변하지 않았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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