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단독 추천돼
‘낙하산’ 논란을 빚은 정찬우(53)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한국거래소의 새 이사장에 사실상 내정됐다. 앞으로 신용보증기금, 수출입은행 등 금융 공기관 수장들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박근혜 정부 말기 낙하산 인사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2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서류 심사와 면접 등을 마무리하고 정 전 부위원장을 차기 이사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기로 했다. 최종 면접에는 정 전 부위원장과 정회동 전 케이비(KB)투자증권 사장, 주상용 홍익대 교수 등 3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 이사장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정 전 부위원장은 2013년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을 맡았다. 지난 3월에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으나 떨어졌다. 이후 산업은행장과 기업은행장 후보로 자주 거론됐다.
한때 최경수 현 거래소 이사장의 연임설도 돌았지만, 정 전 부위원장이 입후보하면서 그는 연임을 포기했다. 최 이사장도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에 참여한 이력이 있어 임명당시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거래소 노조는 정 전 부위원장이 자본시장 관련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에 나섰다. 노조는 이날 오후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열어 찬성률 92.3%로 파업결의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파업의 시기와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정 전 부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선임될 경우 자본시장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낙하산 인사 철회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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