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평가 결과 발표
2014·2015년 이어 역대 최저 순위
노동시장·금융시장 성숙도 하위권
2014·2015년 이어 역대 최저 순위
노동시장·금융시장 성숙도 하위권
세계경제포럼(WEF)이 매해 발표하고 있는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138개국 가운데 26위로 평가됐다. 기업인들의 설문조사 내용이 크게 반영돼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지만, 2014·2015년에 이어 역대 최하위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올해 138개국(경제권)을 대상으로 국가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한국이 3년 연속 26위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세계경제포럼은 저명한 기업인, 정치인, 경제학자 등이 모여 세계 경제에 관한 대담을 이어가는 민간회의체로 개최 장소의 이름을 따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기도 한다.
세계경제포럼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에서 확보한 통계와 각국의 최고경영자(CEO)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매해 각국의 국가경쟁력을 평가하고 있다. 한국은 2007년 최고 순위인 11위까지 올랐다가 매해 조금씩 순위가 밀려 2014년 26위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 순위였다. 이어 3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3대 분야로 나눠 지표를 평가하고 있는데, 거시경제·인프라 등을 다룬 ‘기본요인’ 분야는 지난해 18위에서 올해 19위로 한계단 떨어졌다. 노동시장 효율·금융시장 성숙·기술수용 등이 포함된 ‘효율성 증진’ 분야도 25위에서 26위로 떨어졌다. 기업활동을 주된 평가 대상으로 하는 ‘기업혁신 및 성숙도’ 분야는 22위 자리를 지켰다.
세부적으로 한국의 거시경제환경은 지난해 5위에서 올해 3위로 뛰어올라 가장 우수하게 평가됐다. 물가·국가저축률·재정건전성·국가신용도 등이 모두 양호한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도로·철도·항공 등 인프라 분야도 지난해 13위에서 올해 10위로 뛰어올랐다. 그밖에 시장규모는 13위로 제자리를 지켰고, 기업활동도 26위에서 23위로 3단계 올라섰다.
정부가 구조개혁을 강하게 추진한 노동시장과 금융시장 등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노동시장 효율성은 77위에 그쳤는데, 내부 항목에서 노사간 협력은 135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고 고용 및 해고관행도 113위에 그쳤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도 90위 수준이었다. 80위에 랭크된 금융시장 성숙도도 하위권을 면치 못했는데, 대출의 용이성이 92위, 은행건전성은 102위에 머물렀다.
나라별로는 스위스·싱가포르·미국이 지난해에 이어 1·2·3위를 차지했다. 이어 네덜란드·독일·스웨덴·영국·일본·홍콩·핀란드 순이었다. 일본·홍콩은 지난해 6·7위에서 8·9위로 2계단씩 떨어졌고, 스웨덴과 영국이 지난해 9·10위에서 6·7위로 3계단씩 올라섰다.
국가경쟁력 평가에 대해서는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많다. 민간 단체인 세계경제포럼이 임의적으로 추출한 통계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는데다, 각국 최고경영자들의 설문조사가 평가항목 가운데 절반 이상에 반영돼 ‘친기업적’인 시각만 드러난다는 것이다. 예컨대 노동조합과 금융권에 적대적인 기업인의 시각이 국가경쟁력 평가에 고스란히 투영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상위권 국가들은 노동 및 금융시장 효율성, 기업혁신 등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며 “노동·금융 등 4대 구조개혁과 노동4법, 규제개혁기본법 등 조속한 입법조치가 긴요하다”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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