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익법인 모금액 중 문화사업 분야 1위
포스코교육·삼성문화재단과 비슷…전체로도 23위
김현미 의원 “설립 1년도 안돼…기형적 모금 방증”
포스코교육·삼성문화재단과 비슷…전체로도 23위
김현미 의원 “설립 1년도 안돼…기형적 모금 방증”
설립한지 1년도 안되는 재단법인 미르가 지난해 486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해 전체 공익법인 가운데 기부금 규모 2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르의 기부금은 대한적십자사보다 많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5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앞서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2015년 기부금 규모 상위 30개 공익법인 현황’을 공개했다. 재단법인 미르가 지난해 거둬들인 기부금은 포스코교육재단,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문화재단 등 규모 있는 공익법인들과 비슷한 규모였다. 또 삼성문화재단(451억원), 대한적십자사(364억원) 등은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단법인 미르는 문화사업 분야에서는 모금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교육 관련 재단법인에 모금액이 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단법인 미르의 모금활동은 그만큼 이례적인 셈이다. 모금액 30위권 안에 문화사업 분야 재단법인은 미르를 제외하면 삼성문화재단이 유일하다. 실제 국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부금 모금 1위 공익법인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5227억원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월드비전(1967억원), 대·중소기업협력재단(1418억원), 유니세프(1331억원), 굿네이버스(122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복지·교육사업을 주로 하는 재단법인들이다.
김현미 의원은 “설립 1년도 안된 재단법인 미르가 수십년간 공익법인으로 운영되는 대한적십자사보다 많은 기부금을 모금했다는 사실 자체가 기형적으로 이뤄진 모금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기재위 소속 이언주 의원(더불어민주당)도 보도자료를 내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가입한 공공기관 15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은 1960~80년대에 이미 전경련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가스공사·한국석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도 전경련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들 공공기관은 매해 최대 1000여만원씩 연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정경련은 관제 데모를 지원하고, 정체불명의 재단을 만들어 회원사들에게 기부금을 출연하게 하는 등 사회정의에 반하는 온갖 추태를 일삼고 있다”며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들이 이런 민간단체에 들러리를 서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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