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대표적 생선인 명태 양식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기후 변화와 과도한 어획으로 동해안에서 거의 사라진 국내산 명태를 밥상에서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11일 “명태 양식 연구 2년 만에 세계 최초로 완전 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명태 완전양식기술이란 인공적으로 수정란을 부화시켜 키운 어린 명태를 어미로 만들어 다시 수정란을 생산하는 순환체계를 말한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등은 자연산 명태 어미 1마리로부터 수정란 53만개를 확보해 어린 명태로 키웠다. 지난해 12월 20㎝ 정도로 성장한 명태 중 200여 마리를 선별해 어미(35㎝)로 키웠고, 7마리가 지난달 18일 산란에 성공했다. 수정란 10만여개 중 현재 3만여 마리가 0.7㎝로 성장하면서 명태 완전양식에 성공한 것이다. 강준석 국립수산과학원 원장은 “명태가 잘 살 수 있는 적정 수온(10도)을 찾아내고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어야 하는데, 10도에서도 생존하는 저온성 먹이생물을 개발하는 과정이 어려웠다”며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명태의 성숙 기간을 부화 뒤 3년에서 1년 8개월로 단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명태 완전양식에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해수부는 양식과 별도로 20㎝로 자란 명태 1만5천 마리를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 방류해 자연산 명태 생태계를 회복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해수부가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에 나선 것은 동해 등 우리나라 근처 바다에서 명태가 거의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명태는 1980년대 7만4천톤까지 잡히다가 2000년대 중반에 100톤 미만, 2007년 이후에는 1~2톤으로 급격히 줄었다. 현재 식당가에서 팔리는 동태탕의 재료는 모두 러시아 등에서 수입하는 냉동 명태이고, 강원도 고성 명태 축제에서조차 러시아산 명태를 들여와 쓰는 실정이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우리 국민은 1년에 명태 25만톤을 소비하는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1970년대 노가리(어린 명태) 어획을 허용하면서 명태가 급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양식 명태를 대량 생산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윤 차관은 “내년에 대량의 명태 종자를 생산하는 시설을 만들고, 양식 업자들에게 종묘 분양을 하게 되면 2018년부터는 양식 생산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국내산 명태가 밥상에 오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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