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대기업 자금 23조원 조세회피처로 흘러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 국세청 자료 등 분석 발표
전체 송금액 441조원, 조세회피처 직접투자액 23조원
“역외 탈세 빈번한 만큼 철저히 감시해야”

국내 대기업에서 케이맨군도·버뮤다 등 조세회피처로 직접 흘러간 금액이 5년간 23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국은행, 수출입은행,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조세회피처별 해외송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대기업이 조세회피처에 직접 투자한 금액(FDI)이 2011~2015년 5년간 22조9341억원에 이른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수출입 결제나 제3국 투자를 위해 조세회피처를 경유한 송금액을 빼고, 부동산 투자·회사 설립 등으로 직접 투자한 금액을 집계한 수치다. 조세회피처 직접투자액은 2011년 3조6478억원, 2012년 4조2978억원, 2013년 5조2646억원, 2014년 4조7806억원, 2015년 4조9431억원 등이다. 국내 대기업이 같은 기간 조세회피처에 송금한 총액은 441조5481억원(지난해 말 환율 기준)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2011년 70조5875억원에서 2012년 104조164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데 이어, 2013년에는 96조7328억원, 2014년에는 101조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송금액은 69조54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조세회피처 투자 등 송금 자체를 탈세나 재산 은닉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다국적 기업들이 조세회피처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 등을 통해 역외 탈세를 하는 일이 빈번한 것도 사실이다. 박 의원은 “대기업의 국외 직접 투자를 가장한 재산 은닉이나 역외탈세에 대해 철저한 감시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