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건축 전문가 손광섭 공영토건 회장
한국과 중국, 일본 다리탐험기 3권 완간
한국과 중국, 일본 다리탐험기 3권 완간
“다리는 소통입니다.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가 다리가 지닌 소통의 뜻을 배워야 합니다.”
다리 품을 팔아 전국의 다리를 탐험한 손광섭(73) 공영토건 회장의 다리 예찬이다. 손 회장은 최근 <천년 후 다시 다리를 건너다 3>을 냈다. 2003년과 2008년 전남 곡성 능파각, 충북 진천 농다리 등 전국의 뜻깊은 다리 50여개의 조성 시기, 배경, 공법, 사연 등을 담아 1·2권을 낸 데 이어 이번에 시리즈 저술을 마무리하는 3권을 냈다.
3권엔 강원 영월 섶다리, 대전 은행동 목척교 등 29개를 담았다. 특히 천년 다리로 알려진 진천 농다리 위에 있던 진천 석탄교, 충북 단양 우화교 등 사라진 다리의 의미와 뜻도 함께 실었다. 중국 허베이성의 자오저우차오, 중국 칭다오의 잔차오, 일본 대마도의 오후나코시 다리 등 중국 다리 14개, 일본 다리 7개도 함께 담았다. 특히 중국 헤이룽장성 발해 유적지를 찾아 발해 7돈 8공교 유적도 찾았다. 북한의 다리는 목록만 실었다.
“다리에도 문화가 있어요. 중국 다리는 웅장하고, 일본 다리는 아기자기하고, 우리 다리는 소박하지만 아름다워요.”
그는 이 모든 다리를 발로 찾았다. 다리가 곧 그의 건축 교과서였기 때문이다. 그는 1949년 공영토건을 창업한 아버지 고 손병선(1968년 작고)씨의 가업을 이었다. 아들 손인석(45·광진건설)씨도 건설업을 하는 등 건설 3대다. 그는 청주 꽃다리 등 지금까지 다리만 200~300여개를 놓았을 정도로 다리 전문가다.
“현장에 답이 있듯 다리가 제 건축의 교과서였죠. 그래서 틈만나면 전국은 물론 중국·일본의 다리를 찾아 다녔죠. 북한의 다리를 마저 못가 본 것이 한으로 남네요.”
그는 책 1·2권의 수익금을 모두 충북인재양성재단 등에 내놨으며, 지난 7월 평생 모은 건설 관련 유물 수천여점을 국립건설박물관에 기증하는 등 역사의 다리가 되는 데도 주저함이 없다.
왜 다리였을까? 그는 “천년을 이어온 다리는 지역과 지역, 뭍과 물,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통이다. 다리로 문화·문명이 번창하고, 다리로 역사와 경제가 융성했다. 다리의 소통을 본받으면 나라 또한 평안해진다”고 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손광섭 공영토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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