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전기 대비 0.7%…4분기 연속 0%대
“부동산·추경 없었으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
제조업 성장률 7년여만에 최저치 ‘성장 질 악화’
“유가 반등·김영란법 영향 탓 4분기 더 나쁠 것”
“부동산·추경 없었으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
제조업 성장률 7년여만에 최저치 ‘성장 질 악화’
“유가 반등·김영란법 영향 탓 4분기 더 나쁠 것”
올 3분기(7~9월) 한국경제가 전분기에 견줘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4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이다. 이마저도 부동산 활황세와 추가경정예산의 경기부양 효과에 기댄 것에 가깝다. 우리 경제가 사실상 ‘저성장의 늪’에 빠진 데 더해 ‘성장의 질’마저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6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3분기 지디피는 377조9524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분기보다 0.7% 증가했다. 이는 2분기(0.8%)보다는 0.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우리 경제는 2015년 4분기 이후 0%대 성장률을 4개 분기째 이어가고 있으며, 2014년 2분기 이후 10개 분기 동안 딱 한 차례만 1%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동기 대비 성장률 역시 3분기엔 2.7%에 그쳐, 1분기(2.8%)나 2분기(3.3%)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0%대 저성장이 지속되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성장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 자료를 보면, 3분기 성장률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건설투자와 정부소비다. 실제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증가율이 3.9%,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율이 11.9%로 가장 높았다. 정부소비 증가율도 각각 1.4%와 4.0%로 괜찮은 실적을 보여줬다. 우려스러운 것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생산활동에 관련된 설비투자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1%, 지난해 동기 대비 -4.5%에 그쳤고, 민간소비 증가율 역시 각각 0.5%와 2.6%에 머물렀다. 이는 제조업의 성장 잠재력이 위축되고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실제 3분기에 제조업 활동은 전분기 대비 -1.0%로 역성장했는데, 이는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손실액이 모두 반영됐고, 자동차 업계 파업에 따른 생산량 감소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기여도를 보아도 건설투자와 정부소비에 의존하는 경제 현실이 명확해진다. 3분기 지디피 0.7% 성장에 건설투자는 0.6%포인트, 정부 소비는 0.2%포인트를 기여했다. 결국 추경과 건설투자 효과가 없었더라면 성장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로 떨어졌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남은 4분기 경제전망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엘지(LG)경제연구원 강종규 연구위원은 “성장을 견인했던 건설투자도 4분기에는 3분기만 못할 것이 자명한데다 성장을 이끌 다른 요인도 거의 없어 보인다”며 “저유가 효과가 사라져 소비도 줄 수밖에 없고,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영향도 나타날 것이다. 세계 경제 상황을 볼 때 수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다만 한은은 4분기 성장률이 0% 이상만 되면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2.7%)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유선희 기자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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