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철강 가격 상승과 비용 절감 등에 힘입어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했다.
포스코는 26일 기업설명회를 열어 3분기(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2조7476억원, 영업이익 1조34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8.9% 줄었고 영업이익은 58.7% 늘어났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 3분기 이후 4년 만이다.
전분기에 견줘서도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그룹 구조조정에 따른 법인 수 감소로 매출액은 0.9% 줄었지만 철강 부문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52.4% 늘어났다. 세계 철강가격 상승 등 업황 개선의 흐름을 타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었고 원가 절감 등으로 국외 철강법인의 합산 영업이익(1323억원)이 전분기 대비 1148% 증가한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를 비롯해 멕시코 자동차강판 생산법인, 베트남과 인도 냉연 생산법인 등 국외 주요 철강법인도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수익성이 커진 데는 포스코의 고부가가치 고급 철강 제품을 뜻하는 월드프리미엄(WP) 제품과 고객 맞춤형의 솔루션 마케팅 판매량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포스코는 월드프리미엄 제품을 전분기보다 19만9천t 늘어난 403만8천t을 판매해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로써 포스코의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은 전체 판매의 절반에 육박했다. 여기에 철강값이 오르고 원가 절감 등이 보태지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포스코의 재무 건전성도 크게 나아졌다. 부채 비율은 70.4%로 연결 회계 기준을 도입한 이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별도 기준의 부채 비율은 창업 이래 가장 낮은 16.9%를 기록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당기순손실을 본 포스코는 올해 들어 수익성이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는 중이다. 매출 하락 속에 이뤄지는 ‘불황형 흑자’여서 본격적인 실적 회복(턴어라운드)으로 보기에 이르다는 분석도 있지만, 사업구조 혁신과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실적이 조금씩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2014년 이래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구조 혁신 작업을 계속해 올 3분기에도 중국과 일본 등지의 가공센터를 합병하는 등 17건의 계열사·자산 구조조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4분기에 24건, 내년에 27건의 계열사·자산 구조조정을 추가로 할 계획이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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