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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분당선 사고, 대체기관사가 액셀·브레이크 같이 밟은 탓”

등록 2016-11-02 05:00수정 2016-11-02 09:25

파업중 코레일 열차 사고 살펴보니
22일 분당선 70분 운행 중단
대체기관사 운전미숙 탓 밝혀져
17일 1호선 90분 먹통 사고도
대체인력 미숙한 상황대처가 원인
철도노조 “시한폭탄 안고 달리는 셈”
지난달 22일 토요일 오후 3시34분. 서울숲역에서 출발한 수도권 전철 분당선 열차가 왕십리역 인근에서 갑자기 멈췄다. 이 열차에 탄 승객 150여명은 사고 수습이 늦어지면서 열차 안에서 1시간10분 동안 갇혀 있어야 했다. 열차가 터널 안과 밖에 걸쳐서 멈추는 바람에 터널 안쪽에 있는 열차 칸은 비상등만 켜져 있어 어두컴컴했다고 한다. 이 사고는 노조 파업으로 대체 투입된 군 소속 기관사의 어이없는 실수가 원인이었다. 사고 원인부터 후속 대처까지 대체 기관사는 우왕좌왕했고, 승객들은 열차 안에서 불안에 떨어야 했다.

1일 전현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코레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이 사고는 대체 기관사의 미숙함이 원인이었다. 코레일은 자료에서 “신호정지로 정차 후 제동체결 상태로 견인취급을 장시간 유지해 전력회로 보호 장치 동작으로 주변환장치가 차단됐다”고 밝혔다. 암호 난수표 같은 이 말을 자동차 운행에 비유해 풀어보면,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함께 밟아 전원이 차단됐다는 뜻이다. 코레일 한 기관사는 “기관사들 사이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어이없는 사고”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코레일은 자료에서 “(대체 기관사가) 단독으로 고장차 차단스위치(VCOS)를 취급해 견인 불능 상황이 발생했다. 관제센터에서 기술지원을 시도했으나 대체 기관사가 초기단계 상황정보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기관사가 엉뚱한 장치를 만져 열차가 아예 움직일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코레일 또 다른 기관사는 “장롱 면허의 한계다. 기관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해결하는 대처 능력”이라며 “전원이 차단됐다고 해도 일반 기관사였다면 5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월요일 오전 8시4분에도 코레일 소속 인천행 열차가 종로3가역에서 1시30분이나 운행이 중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출입문이 열리지 않자 한 승객이 수동으로 출입문을 열고 내렸다. 이를 조치하는 과정에서 열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 열차운행이 계속 지연된 것이다. 사고 원인에 대해 코레일은 “대체인력의 이례상황 대처 미숙이 주원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출입문 닫힘 표시등 확인도 미숙했고, 긴급 상황에서 응급조치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코레일 자료를 보면, 지난달 4일, 11일에도 전라선과 서울 1호선 열차에서 각각 사고가 있었는데 “속도 초과 등 대체 기관사 운전취급 불량이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체 기관사뿐만 아니라 출입문을 맡고 있는 대체 차장도 위험한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청량리역을 출발해 회기역으로 운행 중이던 열차가 승강장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대체 차장이 출입문을 열어 승객이 선로에 떨어질 뻔한 사고도 발생했다. 김정한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대체인력 투입은 대형사고의 위험이 크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국민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출퇴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코레일은 대체인력 투입을 중단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대체 기관사들도 기관사 면허를 갖고 있고 교육도 받았다. 철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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