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의 보잉 737-800 기종.
저비용항공사들이 국내선 여객 운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데 이어 국제선에서도 여객 점유율 20%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저비용항공사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3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국내 5개 저비용항공사들의 국내선 여객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에 56.3%까지 치솟았다. 양대 대형항공사 점유율은 43.7%다. 저비용항공사가 처음 취항한 2006년엔 저비용항공사 1.5%, 대형항공사 98.5%였다. 저비용항공사들의 국내선 점유율은 2008년까지 10%도 넘지 못했으나, 2009년 27.4%, 2010년 41.4%, 2014년 50.6% 등으로 급성장했다. 대형항공사가 점점 국내선에서 손을 떼고 있어 현재 점유율이 각각 8~14%인 개별 저비용항공사들이 대한항공(25.6%)과 아시아나항공(18.1%)의 점유율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국제선의 경우 2016년 상반기 여객 점유율이 대형항공사 46.5%, 저비용항공사 18.0%로 아직 격차가 크다. 그러나 성장 속도를 보면 국제선도 만만찮다. 2008년 0.03%에 불과했던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점유율은 2010년 2.2%, 2012년 7.5%, 2014년 11.5%, 2015년 14.6%로 급속히 높아졌다.
영업 실적도 매우 좋은 편이다. 모든 저비용항공사들이 초기 2~5년간 적자를 봤으나, 지금은 모두 흑자로 돌아서 2015년엔 티웨이(32억원 흑자)를 제외하고 모두 세 자릿수 영업이익을 봤다. 올해도 상반기 실적이 확인되는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영업이익이 세 자릿수다.
저비용항공사들이 급성장한 배경엔 항공 수요 폭발과 저유가로 인한 요금 하락이 있다. 2011년 6363만명이었던 항공 여객은 2015년 8941만명으로 매년 10.1%씩 늘어났다. 승객들은 요금이 평균 20~30%가량 싼 저비용항공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2015년 저비용항공의 전년 대비 여객 증가율은 국제선 37.6%, 국내선 22.4%였다. 같은 기간 대형사는 국제선 4.9%, 국내선은 4.4% 성장했을 뿐이었다.
새 저비용항공사인 프라임항공이 운항할 50인승 CRJ-200 기종.
저비용항공이 호황을 누리자 새로운 저비용항공사 설립도 줄을 잇고 있다. 에어서울이 올해 7월 취항했고, 올해 들어 적어도 6개의 새 저비용항공사가 취항이나 설립을 준비 중이다. 가장 앞선 곳은 50인승 이하 소형항공운송사업을 추진 중인 포항의 프라임(유스카이)항공과 포항에어다. 2015년 설립된 프라임항공은 올해 7월 새 사업자에게 넘어가 현재 취항을 준비 중이고, 포항에어는 내년 7월 취항할 계획이다. 이밖에 에어대구, 케이에어항공(청주), 남부에어(김해), 플라이양양 등도 각 지역 공항을 본거지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새 저비용항공사 설립에는 우려도 따른다.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항공 시장이 호황이지만,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고 이미 6개의 저비용항공사가 경쟁한다는 점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의영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도 “지방 공항은 수요가 부족하다. 공항 주변의 관광산업과 결합해야 새 저비용항공사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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