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단독] 최순실, 포스코에도 50억~60억 지원 요구했다

등록 2016-11-07 05:01수정 2016-11-07 10:41

포스코 최순실쪽 배드민턴팀 창단 요구 거절 내막
정상 창단비의 서너배…해외훈련 맡기라 요구도
황은연 사장 “내용 합리적이지 않으면 문제 생겨” 거절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의 지시로 케이(K)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가 포스코에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애초 최씨 쪽은 포스코에 배드민턴팀 창단을 명목으로 50억~60억원의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포스코와 케이스포츠재단, 더블루케이 쪽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당시 최씨의 측근인 더블루케이 고영태 상무 등은 올해 2월25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를 방문해 대외담당인 황은연 사장을 만나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했으나 사실상 거절당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배드민턴팀 창단 비용은 많아야 15억원 정도인데, 그쪽에서 그 서너 배 금액을 요구했다”며 “황 사장은 포스코가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합리적이지 않은 거액의 지원 요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배드민턴팀 창단비로 15억원 정도를 생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씨 쪽의 요구액은 50억~6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최씨가 재단 쪽 인사들을 동원해 올해 2~5월 재계 순위 3위인 에스케이(SK)에 80억원, 5위인 롯데에 70억원을 요구한 점을 고려할 때, 재계 순위 6위인 포스코에는 그에 맞춰 지원 요구액을 설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포스코는 2014년 말 구조조정 차원에서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매각했는데, 세아는 1년 뒤 포스코특수강이 운영하던 배드민턴팀을 해체했다.

더블루케이 고 상무 등은 또 황 사장에게 배드민턴팀의 해외훈련 업무를 맡겨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사업들처럼 최씨 개인회사 사업에 대기업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려고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스코 관계자는 “한국이 배드민턴 최강국인데 굳이 해외훈련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부정적인 뜻을 전했다”며 “황 사장이 취지(비인기스포츠 지원)가 좋아도 내용이 합리적이지 않으면 결국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고 정중히 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황 사장이 직접 더블루케이 쪽에 전화를 걸어 “큰 결례를 범했다”며 저자세를 보였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외담당 임원이 그쪽과 다시 만나는 과정에서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사과 비슷한 말을 한 것을 그렇게 받아들였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대외담당 임원이 더블루케이와 케이스포츠재단 관계자들과 몇 차례 더 만나 지원 문제를 협의했으나 올해 4월 케이스포츠재단에 19억원의 출연금을 낸 뒤에는 추가 논의가 없었다.

재계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역대 정권마다 실세들의 이권 챙기기에 협조했다는 의혹에 시달려온 것을 감안하면,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요구대로 거액을 내놓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준양 전 회장의 경우 재임 중 부실 기업인 성진지오텍을 고가에 인수한 것과 관련해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있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지난해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고,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권오준 회장이 11월 중에 연임 도전 여부를 밝혀야 하는 미묘한 시점에 만약 최씨 쪽의 거액 지원 요구가 그대로 받아들여졌다면 큰 파문이 일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