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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을’들의 눈물 못닦는 공정위 개혁방안은?

등록 2016-11-07 17:06

공정거래 업무 검찰·지자체로 다변화 필요
집단소송제·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시급
공정위 신고사건 3개월 내 처리 의무화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 조사를 시작한 지 4년이 지나서야 시정명령을 내리고, 피해 신고를 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신고인 조사조차 하지 않는 일이 많다. 이렇게 늑장 조사를 하면 약자인 ‘을’들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참여연대·더불어민주당·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공동 개최한 ‘공정위 개혁을 위한 입법 토론회’에서는 공정위가 ‘시장경제 파수꾼’으로서 불공정행위 피해자 보호와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건 초기에는 공정위가 소비자, 중소기업, 가맹점주, 유통납품업자, 입점업체 등 ‘을’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로 경제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실망만 안겼다는 지적 속에 다양한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첫번째 대안은 공정거래 업무 담당기관을 공정위 외에 검찰과 지방자치단체로 다변화하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의 공정위와 유사한 연방거래위원회(FTC) 외에도 연방 법무부 반독점국, 각 주의 공정거래위원회와 법무부 등이 모두 불공정행위 사건을 나눠 맡고 있다. 발제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는 “공정위 자체를 강화하기보다 검찰과 지자체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20만개가 넘는 가맹점, 수만 개의 대형유통점 납품·입점업체 보호 업무를 공정위 담당 부서 직원 10여명만으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광역자치단체로 감독행정 권한을 위임한 뒤 공정위와 긴밀히 협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과 공정위의 적극적 협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은 공정위만 고발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전속고발권제도’는 폐지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두번째 대안은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다. 증권집단소송제는 법원의 소극적 운영으로 도입 10년이 지나도록 적용 사건이 10여건에 불과한 형편이다. 김 변호사는 “집단소송제 적용 대상을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담합사건과 가맹점·대리점·납품 및 입점업체·하도급 관련 사건 등으로 넓히고, 법원 재량에 의해 적극적으로 배상액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에서 시행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유럽 국가들까지 도입하는 추세를 감안해 우리나라도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등 일부 하도급거래 분야에만 적용하고 있는 것을 경쟁법 전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세번째 대안은 ‘을’들이 단체를 구성해 대기업과 집단적으로 교섭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공정거래법은 가맹점주 단체나 대리점주 단체처럼 ‘을’들이 단체를 결성하는 것도 부당공동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을’들의 교섭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우는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론회에서는 또 공정위 신고사건의 경우 3개월 안에 조사가 끝나도록 하고, 그렇지 않으면 처분서에 지연 사유와 향후 조사 계획을 기재하는 방안이 나왔다. 또 공정위가 무혐의 처분한 사건도 재심위원회를 통해 이의신청 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론회를 주관한 더불어민주당의 이학영·최운열 의원은 “토론회에서 나온 개선 방안들을 반영한 법안들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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