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살 충동을 느끼고 사회가 불안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복지가 취약한 가운데 경제 성장마저 정체 상태로 접어들자,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고통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16년 사회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6.4%로 조사됐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35.5%가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가정불화(14.4%), 외로움·고독(14.2%)이 뒤를 따랐다. 연령별로 보면, 10대만 ‘성적과 진학문제’(48.1%)를 가장 많이 선택했고, 20~60대 이상은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다.
국민 2명 가운데 1명은 우리 사회가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45.5%가 “우리 사회가 불안하다”고 답했고, “안전하다”고 말한 사람은 13.2%에 머물렀다. 우리 사회 가장 주된 불안 요인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범죄 발생’이 29.7%로 가장 많았고, 국가안보(19.3%), 경제적 위험(15.5%)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경제적 위험은 2014년 9.7%에서 2년 만에 5.8%포인트나 증가했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3.5%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남성들도 48.1%나 ‘공평 분담’을 선택했다. 하지만 실제 가사분담을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는 남편은 17.8%에 그쳤다.
부모와 자식 관계도 독립성이 공고화되고 있다. 부모만 따로 산다고 답한 가구는 2008년 62.1%에서 계속 늘어나 올해 68.2%까지 증가했다. 부모의 생활비를 ‘부모 스스로 해결’하는 비율도 52.6%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결혼을 필수로 생각하는 비율도 절반 가까이 감소하고, 동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늘어나는 등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계속되고 있었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1.9%로 조사됐고,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응답에서는 48%가 ‘그렇다’고 답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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