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미래포럼 23일 개막
‘성장’ 뛰어넘는 대안 모색
‘성장’ 뛰어넘는 대안 모색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하는 2016 아시아미래포럼이 23~24일 이틀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다. 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며 2010년부터 열고 있는 아시아미래포럼은 올해 7회째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성장을 넘어, 더불어 행복을 찾아서’이다.
요즘 ‘때아닌’ 행복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오직 성장을 위해 숨가쁘게 질주해오는 동안 우리는 행복을 잊고 살아왔다. 새 천년을 맞은 지 16년, 소득양극화와 빈부격차의 골은 깊어지고 ‘흙수저-금수저’로 대표되는 기회 불평등까지 공고화하면서 한국 사회경제는 행복빈곤·행복불평등이 고착화하고 있다. 더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이 피할 수 없는 체제로 굳어지면서 역설적으로 우리는 성장 대신에 행복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는 중이다. 유엔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가 앞장서 행복을 국가정책 목표로 표방하자고 요구하고, 세계 각국도 국내총생산(GDP) 위주에서 벗어나 국민 행복을 측정하고 늘리는 일에 나서고 있다. 이번 포럼은 주관적·개인적 행복감을 넘어 좋은 사회경제가 만들어내는 ‘시민행복’을 위한 정책과 제도의 전환을 모색하는 자리다.
23일 포럼 첫날은 국가와 사회, 24일 오전은 기업 일터, 오후는 지역 수준에서의 행복을 토론·논쟁하는 장으로 마련된다. 이틀간 포럼 무대에 오르는 국내외 전문가·교수·활동가·기업인·지방자치단체장·정책담당자 등 총 40여명의 발표·토론자들은 “행복은 사회·정치·경제적 제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행복을 정책목표로 조준하자”고 일제히 주창할 예정이다. 23일 기조강연에 나서는 루이지노 브루니 교수(이탈리아 로마 룸사대·시민경제학)와 닉 마크스 영국 ‘행복한 일’(HW) 대표는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로 가는 여정에서 국가·사회·기업 그리고 시민들이 무엇을 고치고 혁신해야 할지를 제안·토론한다. 지디피로 대표되는 소득과 소비에서의 행복을 넘어 사람들 사이의 공동체적 관계와 신뢰, 지속가능한 환경 등 우리가 진정으로 원할 만한 행복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카르마 치팀 전 부탄 국민총행복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총행복(GNH)을 국가 과제로 삼아온 히말라야 ‘행복 국가’ 부탄의 정책 경험을 들려준다. 치팀도 닉 마크스도 “지디피는 틀렸다”며 삶의 질을 측정하는 새 지표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에 한국인의 좌뇌와 우뇌가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를,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인의 일과 행복 변화상’을 실증 통계지표로 보여준다. 이어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특별강연에서 ‘좋은 삶과 공정한 사회’가 행복의 조건이라고 설파한다.
포럼 둘째날(24일)에는 이병남 전 엘지(LG)인화원 원장이 ‘행복한 일터의 조건’을 진단하고, 이어 ‘2016 한겨레 행복일터’ 시상식이 열린다. 오후에 열리는 사회적 경제 세션에서는 한국·일본의 지역단체장과 활동가 10여명이 모여 ‘지역주민을 위한 행복경제’ 실천 사례를 발표한다. 올해 포럼 폐막식에서는 ‘2016 시민행복공동체 선언문’이 채택된다. 서울시를 비롯해 각 지방정부 단체장과 전문가들이 선언에 참여해 “국내총생산 지표의 외형 성장에 맞춰온 경제·사회정책의 목표를 ‘행복총생산’ 증가로 바꾸자”며 행복공동체 실천에 동참할 것을 약속한다. 이날 옆 회의장에서는 동시 진행 세션으로 ‘발전경제학’ 학술포럼이 하루 종일 열린다. 자야티 고시 인도 자와할랄네루대 교수, 장하준 교수, 이강국 일본 리쓰메이칸대 교수, 주안둥 중국 칭화대 교수, 요코카와 노부하루 일본 무사시대 교수 등이 참여해 ‘저성장 시대, 아시아의 대안적 발전모델’을 탐색한다.
23일 개막식에 정세균 국회의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축사를 하며,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다수 정·관계 인사들이 참관한다. 재계에서는 손경식 씨제이그룹 회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빛낸다. 조계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동향분석센터장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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