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앞서 발표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낮은 0.6%로 수정됐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는 와중에 국민의 지갑도 계속 얇아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를 보면, 3분기 지디피는 377조6445억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분기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앞서 한은이 10월말에 발표했던 속보치 0.7%보다도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올 3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2.6%) 역시 2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3.3%)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로써 지디피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4개 분기 연속 0%대에 머무르게 됐다. 우리 경제에 드리운 ‘저성장’의 그늘이 더 짙고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분기 성장률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소비증가세가 둔화한데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등이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장률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더 하락한 데 대해서는 “3분기 지디피 속보치 작성 이후 새로 입수된 9월 건설기성액(시공한 공사액)이 예상치를 하회해 건설투자가 3.9%에서 3.5%로 감소했고, 수출도 0.8%에서 0.6%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분기 1.0%에서 3분기 0.5%로 떨어졌다. 반면 건설투자는 3.5% 증가했고, 정부소비는 정부의 추경 조기 집행 등으로 2분기 0.1%에서 3분기에는 1.4%로 상승했다. 건설투자와 정부 재정 의존도가 그만큼 높았다는 뜻이다.
업종별 성장률을 보면, 제조업이 2분기 1.2% 증가에서 3분기 0.9% 감소로 돌아선 게 제일 눈에 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활동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1.4%포인트였으나,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8%포인트로 집계됐다.
국민의 실질소득도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지엔아이는 지난 2분기에도 0.4% 줄었다. 지엔아이가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지엔아이는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합친 것이고, 실질 지엔아이는 여기에 교역조건에 따른 무역 손익까지 반영해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을 비롯한 교역조건이 악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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