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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재용, 최순실 지원·국민연금 동원 논란 “난 몰라” 발뺌

등록 2016-12-06 16:59수정 2016-12-06 22:35

최씨 모녀·미르재단 지원
“미래전략실서 사후 보고”
출연금 대가성 단호하게 부인
“삼성물산 합병은 승계와 무관”
6일 오전 국회에서 연 청문회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6일 오전 국회에서 연 청문회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최순실씨 모녀 지원과 정경유착 의혹에 대해 “죄송하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삼성의 지원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 등과 같은 대가를 노리고 한 것이 아니냐는 추궁에는 분명한 태도로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이 정유라씨에게 말을 사준 게 적절했는지를 묻자 “이번 일로 국민에게 많은 우려와 심려를 끼친 것을 잘 안다. 앞으로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국민들이 서울 광화문 촛불시위에서 ‘박근혜 퇴진’과 함께 ‘재벌도 공범’이라는 팻말을 들었다”고 추궁하자, “제 자신 부족한 것이 너무 많고 삼성도 바꿔야 할 점이 많다. 시대의 변화에 따르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1995년 부친인 이건희 회장한테 60억원의 ‘종잣돈’을 증여받아 세금 16억원을 낸 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인수 등의 편법·불법적 수법으로 재산을 8조원대로 늘렸다고 지적하자, “기업 경영에 노력해서 좋은 기업 만들겠다”며 예봉을 피하다가 “동문서답하지 말라”고 면박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씨의 존재를 언제 알았느냐는 민감한 질문에는 “몰랐다”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며 철저히 모르쇠 작전을 폈다. 또 최씨 모녀 지원과 재단 출연 사실을 미리 알았느냐는 질문에도 “(최씨 사건이 터진 뒤) 미래전략실 실장과 팀장들이 모인 가운데 사후 보고를 받았다”고 얼버무렸다. 안민석 의원은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하는 이 부회장에게 ‘동문서답 재용’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박영선 의원이 “기억력 좋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면 어떠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저보다 훌륭한 분이 있으면 언제든 넘기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재단 출연 및 최씨 모녀 지원에 경영권 승계를 위한 ‘대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단호한 태도로 부인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독대 자리에서 재단 출연을 강요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문화 융성과 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업들이 아낌없이 지원해달라는 말씀은 있었으나 출연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창조경제, 이건희 회장의 건강, 삼성의 핸드폰사업 등에 관해서만 얘기했다”면서 “삼성은 여러 분야에서 지원 요청을 받지만, 무엇을 바라고 도와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박영선 의원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과 관련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실을 끼쳤다”고 추궁하자 “저를 모자라다고 꾸짖는 것은 달게 받겠는데, 합병은 승계와 무관하다”고 강력 반박했다. 하지만 일성신약의 윤석근 대표는 참고인 진술에서 “삼성쪽에서 다섯번이나 만나 합병 찬성을 요청했다”면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가 합병찬성을 결정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7월9일 삼성물산 김신 사장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과 만났을 때 국민연금이 이미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윤 대표는 “삼성에 (지분이 많은) 국민연금의 의사가 중요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국민연금은 이미 찬성하기로 했다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이는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에서 공식으로 합병찬성 결정을 하기 하루 전에 삼성은 이미 국민연금의 방침을 알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국민연금은 청와대로부터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씨 모녀 지원과 삼성물산 합병 추진을 주도한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폐지를 약속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삼성이 과거에는 성공 요인으로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과 미래전략실의 기획력, 계열사의 전문경영력 등 ‘황금의 삼각편대’를 꼽았으나 지금은 오히려 실패 요인이 되고 있고, 미래전략실이 환경 변화에 맞춰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이 부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은 이에 대해 “삼성이 2008년 특검 수사에서 차명계좌 운용 등 불법행위가 드러나자 구조조정본부 해체를 발표했으나 결국 미래전략실로 간판만 바꿔 달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삼성의 각종 불법행위의 중심에는 미래전략실이 있는데 말로만 반성을 한다”고 꼬집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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