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2016년 고액 상습체납자 1만6천655명을 공개하고 있다. 총 체납액은 13조 3천18억원으로 '세월호 참사' 청해진해운, 용산개발사업 드림허브, 방산비리 이규태, 연예인 신은경 심형래도 포함됐다. 연합뉴스
배우 신은경과 코미디언 겸 영화감독 심형래 등 유명 연예인들이 수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방위산업 비리로 구속기소된 이규태 전 일광공영 대표,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도 세금을 체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14일 고액·상습체납자 1만6655명의 명단과 인적사항을 국세청 누리집(nts.go.kr)과 일선 세무서 게시판 등을 통해 공개했다. 개인이 1만1468명, 법인은 5187곳이다. 올해부터 명단 공개 대상이 국세 체납액 5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공개 대상자는 지난해(2226명)보다 7.5배 증가했다. 이번 공개 대상의 총 체납액은 1년 전보다 3.5배 늘어난 13조318억원이었다. 1인(업체)당 평균 8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 가운데는 씨앤에이취케미칼 출자자였던 박국태씨가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4가지 세목에서 1223억원을 체납해 1위에 올랐다. 부가가치세 등 514억원을 체납한 미등록 고철 도소매업자 윤희열씨, 종합소득세 등 298억원을 체납한 킴스이십일 대표 김태영씨도 상위권이었다. 방산비리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이규태 전 일광공영 회장은 종합소득세 199억원을 내지 않았다.
개인 체납자 명단에는 유명 연예인들도 여럿 포함됐다. 신은경씨는 종합소득세 등 7억9600만원을 내지 않았고, 심형래 전 제로나인엔터테인먼트 대표도 양도소득세 등 6억1500만원을 체납했다.
법인 가운데는 비철금속 제조업체인 상일금속 주식회사가 부가세 872억원을 내지 않아 1위에 올랐다. 용산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 금융투자도 종합부동산세 364억원을 체납해 이번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청해진해운은 법인세 등 3가지 세목에서 53억1200만원을 내지 않았다.
국세청은 “체납자에 대해 은닉 재산 추적조사를 강화하고, 재산을 숨겨둔 체납자에 대해서는 민사소송, 형사고발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준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공개된 체납자 명단을 참고로 은닉재산의 소재를 알고 계신 국민은 적극적으로 신고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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