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구인 게시판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서 청년층(15~29살)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 상승한 8.2%로, 같은 달 기준으로 보면 2003년 11월(8.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날 서울 신촌 연세대에서 학생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둔화와 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가 두달 연속 10만명대로 감소했다. 20대 고용률이 9개월 만에 하락했고, 청년실업률도 같은달 기준으로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는 2659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9천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폭은 9~10월 20만명대로 떨어졌다가 이번에 다시 30만명대로 회복됐다. 하지만 늘어난 취업자의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불안한 50대 이상 고령층이 차지했다. 또 제조업 취업자가 급격히 위축되고, 청년 고용도 어려워 ‘일자리의 질’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 7월 49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이후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10월(-11만5천명)에 이어 두달 연속 10만명대 감소세다. 제조업 취업자가 두달 연속 10만명 이상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9월 이후 7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제조업 취업자가 크게 감소한 것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구조조정의 한파도 원인으로 꼽힌다. 조선업이 몰려 있는 울산의 11월 실업률은 3.9%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급등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8.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11월 기준으로 2003년(8.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재부 관계자는 “제조업 부진,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른 신규채용 위축 등으로 청년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20대 취업자 수가 1만6천명 줄면서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1년 전보다 고용률이 떨어졌다. 20대 고용률 감소는 지난 2월 0.2%포인트 하락한 이후 9개월 만이다.
취업자도 50대 이상 고령층 위주로 늘었다. 60살 이상(31만6천명)이 가장 많이 증가했고, 50대(11만3천명)가 뒤를 따랐다. 인구가 줄고 있는 40대(-4만5천명), 30대(-2만6천명), 20대(-1만6천명)는 취업자가 모두 감소했다. 기재부는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 구조조정 영향, 경제심리 위축 우려 등 하방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예산사업 집행을 사전에 준비하는 등 경기·고용 위험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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