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오리 살처분 1600만마리 넘어서 ‘역대 최악’
농림부 “2014년보다 병원성 강하고 전파속도 빨라”
부산 농가 의심신고 …경북도 감염된 큰고니 발견
농림부 “2014년보다 병원성 강하고 전파속도 빨라”
부산 농가 의심신고 …경북도 감염된 큰고니 발견
정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16일부터 위기경보를 최고수준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에이아이 문제만으로 ‘심각’까지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닭·오리에 대한 살처분도 1600만마리를 넘어서는 등 역대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는 에이아이를 조기에 종식하기 위해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다”며 축산농가, 지자체, 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김 장관은 “이번 에이아이 바이러스는 2014년 발생했던 것보다 병원성이 더 강하며 전파 속도가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방역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고, 농장 간 전파도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리면서 농림부에 설치된 에이아이 대책본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이관돼 관련 부처들이 모두 참여하는 범정부적인 기구로 격상된다. 또 전국 모든 주요 도로에 소독시설이 설치돼 이동통제가 강화되고, 닭·오리를 판매하는 모든 전통시장에 대한 강제 폐쇄명령도 내릴 수 있게 된다.
에이아이는 짧은 기간에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부산 농가에서 처음으로 에이아이 의심 신고가 들어온 데 이어, 이날 청정지역인 경북에서 에이아이에 감염된 야생조류 한 마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1일 경산시 하양읍 환상리 잠수교 근처에서 죽은 채 발견된 큰고니 한 마리에서 에이아이가 검출됐다. 방역 당국은 에이아이 감염 고니가 발견된 곳을 중심으로 반지름 10km 이내 가금류에 이동제한조치를 내렸다.
가금류에 대한 살처분도 1600만마리를 넘어섰다. 16일 0시 현재 278개 농가에서 1231만4천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끝났고, 30개 농가 427만마리의 살처분이 진행 중이다.
현재 확산 중인 ‘H5N6형’ 에이아이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인체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H5N6 바이러스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했더니 인체감염을 특별히 더 일으킬 만한 유전자 변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인체감염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에이아이 발생 농가 종사자·살처분자·대응요원 등 고위험군 대상으로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를 예방적으로 투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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