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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제조업 과잉투자자본 85조원 추정…외환위기 직후와 유사

등록 2016-12-18 13:12수정 2016-12-18 18:30

실제 총생산, 2012년부터 잠재 총생산량 밑돌아…격차 지속 확대중
설비가동률도 2004년 이후 최저, 제조업 전반 과잉공급 심화
한국 경제의 중추인 제조업의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과잉투자 자본 규모가 85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잉자본 규모가 20여년 전 외환위기 직후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낸 ‘국내 제조업, 얼마나 과잉투자되어 있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2015년 제조업에 ‘과잉투자’돼 있는 자본스톡 규모는 84조6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실질 총생산과 잠재 총생산 사이의 격차를 통해 추정한 과잉자본 규모로,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과 자본투자스톡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것이다. 특히 1995~2015년 제조업 과잉자본스톡 규모 추이를 보면, 지금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9조5천억원)과 유사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 총생산은 총자본투자액·총취업자·생산성 세 가지 요소를 투입해 최대로 생산 가능한 생산량이다. 실제 총생산량과 잠재 총생산량과의 차이를 뜻하는 ‘지디피(GDP)갭’ 비율은 2012년(-2.0%)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2015년 -10.0%에 이를 정도로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실제 생산량이 잠재 생산량을 밑도는 폭이 커지면서, 과잉자본스톡이 해마다 누적되고 제조업 전반의 과잉공급이 심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012년부터 감소 추세로 전환된 이후 올 3분기(72.4%)에는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외환위기 직후의 지디피갭 비율은 -15.0%였다.

성장성·수익성·생산성 측면에서 살펴봐도 심각한 과잉투자 상태라는 게 확연히 드러난다. 제조업 매출 증가율은 2010년(18.5%)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2014년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했다. 지난해는 -3.0%로 감소 폭이 더 커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도 2010년 6.7% 수준까지 상승했으나 2014년 4.2%로 낮아졌다. 생산성(총자본투자효율)은 2004~2006년 평균 24.6%에서 2013~2015년 19.0%까지 하락했다.

특정 산업 내부의 과잉자본투자 규모는 관련 국책연구기관이 내부적으로 추산한 자료를 갖고 있을 뿐 공식 발표는 좀체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에 추산된 과잉투자 규모는 적극적 산업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어 주목된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제조업 내부의 어떤 업종에서 과잉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지는 식별해내기 어렵다”며 “가동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재고 조정이 지연되면서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데도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과잉투자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지금부터 조정에 나서지 않고 나중에 과잉투자를 한꺼번에 해소하려고 나서면 산업 경기가 급속히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과잉공급과 과잉투자는 둔화세가 이어지는 세계 경제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적 철강 과잉공급 해소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33개국이 참여하는 ‘철강 글로벌 포럼’이 출범했다고 이날 밝혔다. 포럼은 설비·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한국은 세계 6위 조강생산국으로, 그동안 업계 자율로 추진해 온 설비 감축과 사업 재편 성과를 알려 우리 철강산업의 이익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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