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과 ‘최순실 게이트’ 정경유착 파문으로 경제계 또한 뒤숭숭한 가운데 경제단체장들이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하는 신년사를 내놨다. 이들은 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악화된 것에 우려를 표시하며 기업과 국민이 함께 힘을 합치자고 호소했다.
박용만 대한항공회의소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뜻으로 <논어>에 나오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경제·사회의 기본 원칙을 확립하고, 경제 주체들이 각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어떤 도전도 극복할 수 있고, 경제 재도약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2017년 새해가 한국 경제의 기초가 탄탄해지고 선진화되는 원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또 “자율과 창의가 잘 발휘될 수 있는 시장경제, 경제적 약자가 불이익 없이 경쟁할 수 있는 공정경제, 가진 것 없어도 성공 사다리에 오를 수 있는 역동 사회, 사회안전망이 뒷받침해주는 안심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칙과 시스템을 함께 고민하고 구축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 2월 사임 의사를 밝히고 회원사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전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허 회장은 신년사에서 “여러 가지 일들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앞으로 전경련은 국민적인 여망을 반영한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대내외적 경기 상황을 우려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은 기업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 대외적 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촉구했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은 “2017년은 저성장, 보호무역주의 확산,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불확실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도전과 혁신으로 우리 무역 구조를 선진화하고 개방과 경쟁을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와 맞지 않는 제도는 과감히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현 시점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공헌은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과 고용 유지”라며, 이를 위해 “최장 수준인 근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을 당부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공정한 시장경제, 합리적 금융·노동 자원 배분, 중소기업 거버넌스 확립을 핵심 의제로 삼아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원활하게 성장할 수 있는 경제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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