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리스크는 미국금리 인상·중국경기 둔화 등 꼽혀
국내기업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감소’가 92%
업황 부진 이어지는 조선업계 신년사 ‘생존이 목표’
국내기업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감소’가 92%
업황 부진 이어지는 조선업계 신년사 ‘생존이 목표’
올해 경제 키워드는 울퉁불퉁한 길을 뜻하는 ‘범피로드'와, 기업들이 당분간 살아남는 게 최대 화두라는 뜻의 ‘생존모드'라는 진단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 50여명을 대상으로 한 내용을 담은 ‘2017년 경제키워드 및 기업환경전망'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리스크로 미국 금리 인상과 그 후폭풍(69.2%), 중국 경기 둔화(57.7%), 보호무역 확산(46.2%), 북한·아이에스(IS) 등의 위협(15.4%)을 꼽았다. 해외 경제 전망은 미국과 동남아만 ‘긍정적'이었고 중국과 중남미 등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세계적인 돈줄 죄기 기조, 비관세장벽, 주력 산업 공급과잉 등 대외적으로 리스크 투성이의 범피로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 매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92.3%를 차지했다. 기업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84.6%에 달했다. 박창균 중앙대 교수는 “기업들이 처한 상황은 마치 호수 위의 오리와 같아,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물 아래에서는 쉼 없이 발길질을 이어나가야 한다”면서 “당분간 살아남는 것이 최대 화두인 생존모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산업 현장 곳곳에서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조선업계는 올해 목표로 ‘생존’을 내걸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올해도 조선과 해양플랜트 등 주력 사업 업황 회복 조짐은 보이지 않고 일감 확보를 둘러싼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신년사에 밝힌 올해 매출 목표 14조9천억원은 지난해 목표(21조6천억원)보다 6조7천억원가량 낮은 데다 10년 전으로 되돌아간 규모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신년사에서 “우리가 이행하기로 한 자구계획은 살아남기 위해 기필코 달성해야할 생존 전략이 됐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도 “살아남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너나 없이 경쟁력 확보와 경영 효율화에 나선다면 지금의 위기는 차근차근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조계완 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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