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책임 회피한 사과에 비판 가열
불매운동 번지자 ‘경영진 일동’ 사과문
“외부 전문가에게 전 계열사 점검받겠다”
불매운동 번지자 ‘경영진 일동’ 사과문
“외부 전문가에게 전 계열사 점검받겠다”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 거액의 임금을 체불한 사실이 드러난 이랜드가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이랜드는 6일 그룹 홈페이지와 외식업체 애슐리 홈페이지에 이랜드 그룹 경영진 명의로 사과문을 냈다.
이랜드는 지난달 초 4만여명의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83억7200만원의 임금 체불한 사실이 정부 조사로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의 비난이 커지자 21을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과문을 ’이랜드 그룹 임직원 일동’으로 올리면서 경영진이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고 형식적인 사과에 그쳤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또 임금체불이 일어났던 이랜드파크의 애슐리, 자연별곡을 비롯해 이랜드 제품 전체로 불매운동이 거세졌다. 뒤늦게야 이랜드 쪽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5일 아르바이트 직원 1000명을 즉각 정규직 전환하는 등의 쇄신안을 황급히 내놨다. 또 경영진의 책임을 명시하는 공식 사과를 다시 냈다.
사과문에서 이랜드는 ”이랜드파크의 잘못이 다른 계열사에서도 있을 수 있으므로 전 계열사를 샅샅이 살펴서 그 어떤 잘못도 찾아내서 확실하게 고치겠다”면서 ” 계열사의 모든 경영진은 말로만 나눔과 바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실천하는지 점검받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사과문 전문이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죄드립니다>
저희 이랜드파크가 아르바이트 직원분들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너무 크나큰 잘못을 했습니다. 그동안 이랜드파크 안에서 열심히 일하면서도 잘못된 대우를 받은 아르바이트 직원 여러분들과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저희는 나눔과 바름을 경영이념으로 삼고 기부와 정직한 경영활동을 통해서 이를 실천한다고 믿고 있었기에 이런 큰 잘못에 대하여 국민 여러분들께 민망함과 송구스러움을 넘어서 감히 고개도 들지 못할 정도로 참담하고 수치스럽습니다.
저희 이랜드그룹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이를 계기로 진심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1차적으로 이랜드파크 대표이사를 해임시키는 등 해당 경영진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었습니다. 이와 같은 인사 조치가 단지 몇 사람 책임지고 수습하는 미봉책이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랜드파크의 아르바이트 직원분들께 과거의 미지급 사례들까지 확인하여 미지급분 및 지연이자까지 빠짐없이 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당당히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알려주고 회사가 이를 어길 경우에 내부적으로 고발하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회사가 시정하지 않으면 바로 외부 고발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드리겠습니다.
또한, 아르바이트 직원분들 중에서 정규직원으로 일하고자 하시는 분들을 최소한의 절차에 따라 정규직으로 채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랜드파크의 이런 큰 잘못이 다른 계열사에서도 있을 수 있으므로 저희 스스로 전 계열사를 샅샅이 살펴서 그 어떤 잘못도 찾아내서 확실하게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 계열사의 모든 경영진들은 말로만 나눔과 바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실천하는지 점검받겠습니다.
저희 이랜드는 정말 뼈를 깎는 고통과 반성을 통해서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희의 큰 잘못으로 직접 피해를 당한 모든 직원들과 그리고 걱정을 끼쳐드린 모든 국민들께 깊은 사죄를 드립니다.
이랜드그룹 경영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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