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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세계화 첨병’ 다보스포럼이 ‘책임’을 외치는 까닭은?

등록 2017-01-10 15:56수정 2017-01-10 22:12

17~20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올해 의제 ‘소통과 책임 리더십’
포퓰리즘 확산, 불확실성 증폭 등 정치경제 격변 속 리더십 위기 반영
클라우스 슈바프 “정치적 역류와 다극화된 세계, 공정 성장 리더십 절박”
금융위기 이후 ‘책임지지 않는 리더십’ 반성 분출
오는 17일~20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이른바 다보스포럼) 제47차 연차총회의 의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이다. 다보스포럼이 지난해 1월 연차총회에서 의제로 내세운 ‘제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 경제·산업계뿐 아니라 사회영역까지 강타하는 이슈로 급부상했다. 주로 세계화와 성장 중시 의제를 내놨던 이 포럼이 올해,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아니라 ‘책임리더십’을 주창하게 된 까닭은 뭘까?

무엇보다 이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 대표되는 자국 보호주의와 반세계화, 포퓰리즘 극성 등 세계 각국의 ‘정치적 역류’ 조류가 자리 잡고 있다. 다보스포럼은 누리집에서 “전 세계적인 보호주의, 포퓰리즘 확산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심화하고 있는 소득 양극화와 불확실성 증폭”을 책임리더십을 표방한 정치·경제적 배경으로 언급하고 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로 상징되는 반세계화와 자국 우선주의, 미국과 신흥국 사이의 무역갈등이 촉발하고 있는 경제적 불확실성 앞에서 글로벌 차원의 책임 리더십이 긴박한 의제로 부상한 셈이다. 포럼에는 세계 100여 개국 정치·경제 리더 2500여명이 참여한다. 이들에게 ‘신뢰’와 ‘책임성 있는 리더십’에 기반을 둔 글로벌 차원의 집단적 협력·소통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다급하게 요청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포럼 창립자 클라우스 슈바프는 “자유시장과 세계화가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높였지만 단기 이익추구 성향과 부의 불평등 심화, 부패 만연 등 여러 구조적 결함들이 최근 각국에서 포퓰리즘 정당의 집권 등 정치적 역류를 낳고 있다”며 “오늘날 복잡하고 다극화된 세계에서 포용적 발전과 공정한 성장을 이끌어가기 위한 리더십이 절박하다”고 말했다. 국가마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고 다른 나라를 배고프게 만들어 자국의 살길을 도모하는 ‘근린궁핍화정책’이 횡행하고 있으며, 이런 물결이 지구 경제에 ‘현존하는 명백한 위협’으로 돌출했다는 뜻이다. 포럼은 국가·지역·글로벌 차원의 신뢰가 깨지면서 리더십 공백과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책임성 있는 리더십 아래, 날로 커지는 불확실성 해결을 위한 민첩하고 포괄적인 협조가 당면한 도전 과제”라고 설명한다.

이번 포럼에서 열리는 세션은 △글로벌 경제 재생 △시장 자본주의 개혁 △4차 산업혁명 준비 등 300여개에 이르는데, 모든 세션을 관통하는 의제는 ‘책임 리더십’이다. 특히 전 세계 20~40대 젊은 글로벌 경제리더 200여명이 참여하는, 자본주의 시장 결함을 교정하기 위한 토론장도 마련된다.

‘책임지지 않는 리더십’에 대한 반성이 분출하기 시작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다. 2011년 국제 학술저널 ‘비즈니스윤리저널’이 책임 리더십을 특집판으로 다루면서 학계와 기업, 정책담당자들의 새로 의제로 부상했다. 거대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파산의 배후에 ‘거대한 무책임성’(대규모 회계부정)이 있었다는 사실 등을 계기로 2010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대학에서 ‘제1회 책임리더십 국제콘퍼런스’가 열리기도 했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경제학)도 2011년에 “사회적 책임성의 기풍을 회복하지 못하면 의미 있고 지속가능한 경제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른바 ‘책임 리더십’은 기성의 조직 리더십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는 그 범위와 결이 사뭇 다르다. 책임 리더십을 전 세계적으로 주도해온 학자는 토마스 마크(Maak)와 니콜라 플레스(Pless)다. 유럽의 명문 비즈니스 스쿨인 스위스 장크트갈렌대 교수인 두 사람은 책임 리더십을 개인·비즈니스·사회적 차원에서의 ‘신뢰와 윤리, 협력의 가치’로 정의하고 있다. 개인 수준에서는 자기만의 숙련·인적자본 향상을 넘어 사회와 윤리로 관심을 확장하고,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소비자와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사회적 약속 이행을, 사회적 수준에서는 글로벌 시민의식과 협력을 제시한다. 요컨대 개인이든 민간 기업이든 사고와 책임의 패러다임을 ‘나’에서, 좋은 시민과 좋은 기업으로서의 ‘우리’로 전환하자는 뜻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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