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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노동자 수난시대

등록 2017-01-11 17:23수정 2017-01-11 17:53

일용직·임시직에 분 고용한파
저소득 가구 소득위기로 내몰려
7년만에 제조업 일자리 줄자 자영업자수 반등
지난해 고용 시장은 전반적으로 취약해졌다. 하지만 고용 한파의 충격은 주로 저소득 가구에 집중됐다. 생계를 근근이 유지하는 버팀목이었던 일용직 일자리는 크게 줄어들었다. 실직 뒤 생존을 위해 남은 선택은 창업이었다. 급격한 소득 감소와 한층 불안해진 미래는 ‘소비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런 악순환에 대응하는 정부의 발걸음은 느리기만 하다.

무더기로 잘려나간 일용직 지난해 일용직 일자리는 전년 대비 8만8천개가 줄었다. 지난 2012년(12만개 감소)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연중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매달(전년 동월 대비) 줄어들었다. 1분기 9만3천개, 2분기 18만5천개가 감소하는 등 올 상반기엔 그야말로 일용직의 수난이 이어졌다.

일용직 일자리의 감소를 ‘고용 시장의 질’이 개선된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외려 상대적으로 해고가 쉬운 일용직이 경기 부진의 첫번째 희생양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일용직은 일자리를 보호해줄 노동조합의 울타리에서도 벗어나 있다.

임시직이나 단순노무직 일자리의 증가폭도 크게 둔화했다. 임시직 일자리는 지난해 1만8천개 늘어나는 데 그쳐 한 해 전(5만4천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단순노무직 역시 같은 기간 13만개에서 1만3천개로 증가폭이 90%나 줄었다.

저소득층 소득 위기 일용직 등 저임금 일자리의 급격한 위축은 저소득 계층의 ‘소득 위기’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전국·명목 기준)의 근로소득은 올 1분기(-7.4%)부터 1년 전보다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매 분기 감소폭을 키웠다. 지난 3분기(7~9월) 소득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56만1천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64만원)보다 8만원가량(12.4%) 줄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소득 1분위 가구는 여타 계층보다 가구주 연령이 높고 여성과 저학력 비중이 높은 터라 임시·일용직이거나 영세자영업자인 경우가 많다. 지난 2015년 기준 1분위 가구 가구주의 임시·일용직 비율은 42.6%로 2분위(26.3%)나 3분위(16.7%), 4분위(14.3%), 5분위(9.2%)를 압도한다. 임시·일용직 일터 불안이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득 기반을 흔들고 있는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용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 생존의 위기에 몰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수렁, 자영업 진출 지난해 고용 시장의 또다른 특징은 7년 만에 닥친 제조업 일자리의 감소이다. 경기 부진에다 조선·해운 등 특정 업종의 구조조정까지 겹친 탓이다. 비교적 안정적 소득을 누리다 갑작스러운 은퇴나 실직을 맞닥뜨린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상당수는 창업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자영업자수는 전년 대비 7천명이 늘었는데, 연중 흐름을 보면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꾸준히 감소(전년 동월대비)하다가 지난해 8월부터 갑자기 불어났다. 특히 12월엔 전년 동월 대비 15만5천명이나 늘었다. 자영업자수가 증가한 기간(8~12월)은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한 기간(7~12월)과 거의 겹친다.

한국의 자영업은 생계형 창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자영업 통계를 보면, 지난 2015년 기준 국내 자영업 중 연간 매출액이 4600만원에 못 미치는 업체 비중이 전체의 절반(51.8%)에 이른다. 또 고용원이 없는 고용주 단독 사업자는 전체의 82%이며, 10곳 중 3곳은 업력이 3년이 안된다. 양현수 고용노동부 노동시장분석과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조기은퇴자와 구조조정 실직자 유입 등으로 영세한 자영업자가 늘고 있어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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