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업개발 두산 합병때 주가 낮게 책정
2128원→7005원으로
2128원→7005원으로
옛 고려산업개발이 두산건설과 합병할 때 주가가 너무 낮게 책정되는 바람에 소액주주들이 큰 손실을 봤기 때문에 이를 보상해줘야 한다는 내용의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태운)는 옛 고려산업개발 소액주주 이아무개씨 등 22명이 “회사가 제시한 주당 주식매수 청구가격 2128원이 지나치게 낮다”며 두산산업개발을 상대로 낸 매수가격 결정 신청에 대해 “1주당 가격을 7005원으로 정한다”고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 매수청구권 행사가격 문제로 법원에 소송을 내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1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고려산업개발은 경쟁입찰을 거쳐 2003년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으로 이뤄진 두산컨소시엄에 인수됐고, 지난해 두산건설에 합병하면서 두산산업개발로 이름을 바꿨다. 고려산업개발 주가는 2003년 6월 최고 3600원대에서 합병비율 산정을 앞둔 같은해 11월 22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합병에 반대하는 이씨 등이 회사에 주식을 되사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 청구가도 2200원 밑으로 떨어지자 이씨 등은 서울지법에 매수가격 결정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주식매수가격 산정은 주식의 시장가치 외에도 회사의 순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1주당 순자산가치(9054원), 수익가치(781원), 1주당 시장가치(2128원)를 각각 2:1:1의 비율로 고려한 7005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2003년 3월께부터 같은해 9월께까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의 단기매매가 있었던 사실이 소명되는 등 고려산업개발의 주가가 외부 세력에 의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두산그룹이 고려산업개발을 인수해 두산건설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합병 비율을 두산건설 쪽에 유리하게 산정하려고 누군가 고려산업개발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내렸으며, 이 조작된 주가를 주식매수 청구가격으로 정해 소액주주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게 법원 결정 취지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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