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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국이 쓰는 두바이유, 텍사스유 추월한 이유는?

등록 2017-01-12 17:58수정 2017-01-12 22:07

석유시장 3대 유종 중 가격 만년 3위였으나
최근 텍사스유 제치고 브렌트유와 ‘호각’
미국 셰일오일, 오펙 감산 등 영향 분석
휘발유값 상승세 속에 소비자 부담 가중
지난달 1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로 치솟은 가운데 우리나라가 주로 도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가격 기준지표인 두바이유의 상승 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두바이유와 함께 석유시장의 3대 유종인 미국 서부텍사스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는 오름세가 상대적으로 약해 세 유종 사이에 가격 선두 다툼이 벌어지는 형국이다.

만년 가격 3위 두바이유, 1위 다툼 뛰어들어 지난 10일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현물)가격은 53.14달러였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의 2월 인도분(선물) 서부텍사스유는 50.82달러, 영국 런던선물거래소의 3월 인도분(선물) 브렌트유는 53.64달러였다. 두바이유는 서부텍사스유보다 2.32달러 비싸면서 브렌트유와의 가격 차이는 불과 0.5달러로 좁혀졌다.

11일에는 두바이유 52.22달러, 서부텍사스유 52.25달러, 브렌트유 55.10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유가 두바이유를 근소한 차로 다시 제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올 들어 두바이유가 서부텍사스유 가격을 뛰어넘는 다소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서부텍사스유보다 2.32달러 비쌌다. 올해 들어 11일까지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54.11달러로 서부텍사스유(52.69달러)보다 높고 브렌트유(55.75)와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달 두바이유는 평균 52.08달러, 서부텍사스유는 52.17달러였는데, 올 들어 급기야 역전한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해외동향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이 현상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지역 휘발유 평균값이 리터당 1600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두바이유의 상대적 약진은 소비자들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저품질인데도 두바이유 오르는 까닭 중동산 원유는 유황 함량이 많은 중질유로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은 유종으로 꼽힌다. 정제를 거쳤을 때 휘발유와 경유가 덜 나온다는 얘기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두바이유 가격이 항상 낮은 것은 아니었지만, 통상적으로 불리한 경제성 탓에 텍사스유와 브렌트유에 견줘 2~3달러 안팎 싼 편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격 차이는 많을 때는 5~6달러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이래 미국에서 셰일오일이 대규모로 생산돼 원유 공급이 늘면서 서부텍사스유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 반면, 최근 오펙의 감산 돌입 이후 두바이유 가격은 크게 뛰면서 원유 가격 질서에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중동지역 중심의 오펙 회원국들이 8년 만에 감산 합의에 나서고, 이어 러시아 등 비오펙 산유국까지 감산에 동참하면서 그 영향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두바이시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바이유는 현물거래인 반면 서부텍사스유와 브렌트유는 선물거래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산유량이 증가하면서, 오펙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향후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측에 서부텍사스유 가격이 맥을 못 추는 것이다.

국내 정유회사 수익성 영향은? 국내 4대 정유사가 들여오는 원유 가운데 중동산은 80%가량이다. 품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뜻밖에도 수익성은 오히려 매력적이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에 견줘 수송비 이점이 있다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유업체마다 중동산 중질유를 사용해 주로 뽑아내는 게 나프타인데, 중동산이 이 수율을 가장 잘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최적화된 정제시설을 국내 회사마다 오래전부터 고도화하고 특화했다”고 말했다. 정제시설의 특수성이 두바이유 선호의 큰 요인이라는 뜻이다. 두바이유가 서부텍사스유보다 비싸졌다고 해서 원유 도입선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말도 된다.

두바이유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서 정제 마진도 컸다. 외국 정유업체에 비해 정제시설이 뛰어난 덕분에 원유 도입 가격과 석유 판매 가격의 차이에서 이득을 누려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 두바이유 값이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면서 업체들의 마진 폭은 줄어들 공산이 커졌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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