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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국 유명 경기예측가 “트럼프에게 불가능은 없을 것”

등록 2017-01-19 15:23수정 2017-01-19 16:42

앨런 사이나이 19일 프레스센터 강연
“트럼프 스스로도 누군지, 무엇을 하게 될 것인지 모를 것”
“트럼프는 전혀 예상치 못한 세계경제 외생적 충격”
“연준, 경제전문가 아닌 기업인·금융인으로 채워질 것”
“노벨상 수상자조차 트럼프 연준에 못 들어갈 것”
경기예측 전문 경제학자 앨런 사이나이.
경기예측 전문 경제학자 앨런 사이나이.
“아마도 트럼프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게 될 것인지 스스로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도통 예측할 수 없는 경제 정책들이 출몰하고, 미국 역사장 가장 특이한 행정부가 될 것이다.”

19일 아침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대변혁 속의 2017년’ 세미나에 강연자로 선 미국의 저명한 경기 예측 전문 경제학자 앨런 사이나이(76)는 전망분석가인 자신조차도 트럼프노믹스(Trumponomics)를 전망하기 어렵다며 연신 고개를 내저었다. “트럼프는 전혀 예상치 못한, 그러나 미국과 세계 경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외생적 충격이다.” 리먼 브러더스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현재 컨설팅 그룹인 디시전 이코노믹스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예측이 어려우니 준비도 별 소용 없다는 듯 아무런 자료없이 1시간30분가량 오직 말만으로 거침없이 강연했다. 간혹 “미국 경제가 올해 3.5% 성장하고, 향후 인플레이션율이 4.5%에 달할 수 있다”는 등 몇몇 수치를 내놓았으나 이런 전망마저도 짙게 깔린 불확실성의 그림자에 압도되고 마는 듯했다.

“세계 모든 국가의 정책 담당자들이 트럼프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대격변의 시기에 접어들었다. 트럼프 스스로가 미국과 세계 정치·경제의 돌출 변수다.” “경제학자도 언론도 워싱턴의 정치 엘리트도 트럼프 당선을 예측도 이해하지도 못했듯, 앞으로도 예측과 이해가 불가능한 일들이 전례 없이 일어날 것이다.” 그는 또 “이제 과거의 경험에 비춘 예측과 전망 분석은 버려야 한다”며 “시장은 지금 모든 영역에서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신이 살아오며 만난 그 어떤 사람보다 특이하며, 세일즈 잘하는 영업사원의 기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해낼 것이라고 ‘확실하게’ 예상했다. “그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다. 트럼프에게 불가능은 없을 것이다.” 유명한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처럼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해 보이던 것도 실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얘기다.

지금 트럼프 시대를 상징하는 ‘무지’는 2002년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정보에 대해 도널드 럼스펠드 당시 미국 국방장관이 말한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무지’(unknown unknowns)’, 혹은 지구 기후변화의 불확실한 장래를 둘러싼 저 유명한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것들’과 흡사한 것일까? 사이나이는 경제학자를 비롯한 경제 분석 전문가에 대한 트럼프의 깊은 불신을 말하는 대목에서는 다소 자조적인 심경에 빠져들기도 했다. “엊그제 보스턴에 있는 나의 경제학자 친구들에게 말했다. 트럼프는 이론만 그럴듯한 전문가보다는 당장 집행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그러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결정 인사로 기용될 기대는 꿈도 꾸지 말라고…”

학구적인 오바마 대통령은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 복잡한 경제이론에 능통한 경제학자들과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트럼프는 전혀 반대다. 그는 복잡한 수리통계지표만 늘어놓는, 굼뜬 이론가는 원치 않는다. 경제학자, 기득권을 가진 기존 정치가와 관료, 사회운동가, 싱크탱크 분석가는 모두 워싱턴을 떠나게 될 것이다. 대신에 워싱턴 정치에 환멸을 느껴온 정치 아웃사이더들, 즉 경영 일선에서 뛰어온 기업인과 제이피모건·블랙록·블랙스톤의 사주 등 헤지펀드 괴짜들이 접수할 것이다.”

향후 1년 반 동안 6명의 연준 위원이 임기 종료로 바뀔 예정이다. 그는 좀 더 냉소적이 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조차도 앞으로 트럼프의 연준위원으로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연준은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 기업가와 금융가들이 장악하게 될 것이다. 더 걱정스러운 건 트럼프가 인프라 투자를 위시한 확장적 재정지출에 나서면서 통화팽창을 요구하고, 이 과정에서 통화당국으로서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본업인 예측가로서 몇 가지 분명한(?) 전망을 제시했다. 레이건 시대의 감세와 케네디 시대의 재정 확장 정책이 함께 구사되면서 트럼프의 미국 경제는 성장해나갈 것, 미국 등 세계 증시는 큰 폭의 활황세를 보이며 신고점을 경신할 것, 연준과 각국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 목표치를 현행 2%대에서 2018~2019년이면 3%대로 올려 선택하게 될 것 등이다. 강연이 끝나고, 향후 100년 뒤의 세계를 조망하는 어느 책에서 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 어떤 경제 예측이든 과거 경험상 우리의 예측 능력에 별다른 신뢰가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추측은 추측일뿐 논리적인 주장은 될 수 없다. 예측을 정당화할 수 있는 건 추측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때까지 살 수 없다는 사실뿐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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