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부실한 구제역 방역…정부, 17년간 3조 날렸다

등록 2017-02-10 16:59수정 2017-02-10 22:04

2000년 이래 8회 발생, 살처분 소·돼지 391만마리
보상금·소득안정 등 정부 재정 3조3192억원 사용
해법으로 백신 도입됐지만 구제역 발생 멈추지 않아
소 0.8%만 항체검사, 백신접종 사후관리 부실 드러나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 동안 소·돼지 살처분 보상금 등 직접적인 피해 수습에만 3조3천억원의 정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두 종류의 바이러스가 동시에 발생하고 유입 경로조차 파악하기 쉽지 않는 등 구제역 문제는 점차 복잡해지는데 허술한 방역체계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구제역은 국내에서 2000년 이래 짧게는 15일에서 길게는 147일까지 지속되면서 8차례나 발생했다. 2010년 이후 발생 빈도가 더 잦아지고 있다. 16년 동안 살처분된 소·돼지만 390만5천마리에 달했고, 살처분 보상금·생계소득안정 등 피해 수습에 사용한 정부 재정만 3조3192억원에 이른다. 역대 최악의 구제역은 2010년 11월에서 2011년 4월까지 145일 동안 발생했는데, 돼지 332만마리와 소 15만마리 등 348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때 나온 대책이 백신 접종이다. 백신 접종에만 1년에 900억원가량 들어간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비 371억원, 지방비 159억원, 농가 부담 388억원 등 백신 접종에 917억원을 썼다.

하지만 백신 접종도 구제역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백신을 의무화했지만 2014년 12월부터 2015년 4월까지 147일 동안 185건, 지난해엔 21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 올해도 충북 보은, 전북 정읍, 경기 연천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터지면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소 825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번엔 2개 유형의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동시 발생하면서 방역의 어려움도 크다. 구제역은 조류인플루엔자와 달리 공기 중 전염이 가능해 전파력이 강하다. 100㎞ 이상 떨어진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같은 유형으로 밝혀지면서, 농림부는 “전국 곳곳에 바이러스가 퍼져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구제역 확산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백신 접종은 가장 핵심적인 방역인데, 정부가 백신 접종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백신이 의무화된 지 7년째가 됐는데도 정부는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소를 키우는 9만8천개 농가의 7%인 6900곳만 항체 검사를 받았다. 마릿수로 따지면 소 330만마리 중 0.8%인 2만7천마리로, 백신 효과 검증 시스템이 극히 부실한 셈이다. 실제 구제역이 확진된 충북 보은 농장은 항체 형성률이 19%, 전북 정읍은 5%로 나타나는 등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그동안 돼지에 집중적으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소 백신 접종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백신이 제대로 접종됐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농장 점검 횟수를 늘리고 대상 소 마릿수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 보은에서 또다시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구제역은 모두 4건으로 늘었다.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젖소 농장에서 1.3㎞ 떨어진 탄부면 한우 농장(115마리)이다. 이번 구제역은 충북 보은, 전북 정읍과 같은 ‘O’형으로 나타났고 발생 농장의 항체 형성률은 30%로 상당히 낮았다. 새로 발병한 보은 농장과 가까운 다른 농장에서도 항체 형성률이 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소연 기자, 청주/오윤주 기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