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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케네스 애로 “규제가 제 구실 하고 있다”

등록 2017-02-24 16:36수정 2017-02-24 17:32

[이경의 이로운 경제]
21일 별세한 노벨상 수상 세계적 경제학자
생전 인터뷰서 규제 완화·무용론 반박
지난 21일 세상을 떠난 케네스 애로 교수.
지난 21일 세상을 떠난 케네스 애로 교수.
20세기를 대표하는 경제학자의 한 사람인 케네스 애로 전 미국 스탠퍼드대학 교수가 지난 21일 별세한 뒤 그를 추모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애로 교수가 일반균형이론, 후생경제학, 사회적 선택이론 등 경제학의 여러 분야에서 큰 업적을 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그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한 것으로 보이는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이 인터뷰는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 스티글러센터의 블로그인 ‘프로마킷’(promarket.org)과 지난해 3월에 한 것이다.

애로 교수는 당시, 일부에서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론을 내세워 규제 완화·무용론을 펴는 데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애로 교수는 “규제 포획 현상이 존재하지만 그게 전부 다는 아니다”며 “규제가 (제)구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 포획론은 규제당국이 규제를 펴는 과정에서 피규제자의 주장에 설득되거나 매수돼 피규제자의 이해를 대변하게 된다는 이론을 일컫는다. 애로는 미국의 경우 규제당국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전화회사인 에이티앤티(AT&T) 등 여러 독점기업들이 해체된 것이 이를 일러준다고 했다.

애로는 이어 규제가 실효성있게 이뤄지지 못해 큰 폐해를 낳은 상징적 사례로 세계금융위기 전의 부채담보부증권(CDO) 발행을 들었다. 당시 몇몇 공무원이 부채담보부증권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애로는 이들 공무원의 주장대로 됐다면 “금융위기의 양상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애로는 경제학계에 ‘인지 포획’ 또는 ‘지적 포획’ 현상이 있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부 경제학자가 증권 판매에 도움이 될 분석을 해주고 금품 지원을 받은 것 등을 지적하며 이를 막기 위해 논문이나 보고서에 지원단체의 이름을 공개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애로는 금융산업의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에 놀라고 있다며 (적절한) 자원 배분에 필요한 수준이라고 믿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금융회사들이 지대 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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