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나홀로 활황, 전산업 생산 3개월 연속 증가세 유지
경기불황 불안심리 계속, 민간 소비 3개월 연속 감소
경기불황 불안심리 계속, 민간 소비 3개월 연속 감소
전산업 생산과 설비투자가 석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시장의 호황에 따른 결과다. 그러나 경기불황과 불안 심리를 반영하듯 소비는 석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가 석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 경제가 구들장이라면 모처럼 반도체 생산 등에 온기가 돌고 있지만 얼어붙은 윗목에 자리한 소비심리를 데우기는 힘겨운 모양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전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1.0%(전년동월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 1.4% 증가로 돌아선 뒤 석달째 성장세를 유지했다. 제조업 등 광공업 부문과 운수·금융보험업 등 서비스업 부문 생산이 각각 3.3%, 0.5% 증가한 영향이었다.
반도체 시장의 활황이 회복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생산 증대 등 영향으로 비메모리 반도체의 생산량이 크게 늘었고,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활성화하면서 전체 반도체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1월 반도체 생산량은 전달 대비 8.8%(전년 동월 대비 35.0%) 늘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업계에서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는 설비투자에도 영향을 미쳤다. 1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2.6% 늘었다. 지난해 11월 6.4% 증가에 이어 석달째 증가세다. 운송장비 투자가 3.2% 줄었지만,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5.2% 늘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생산 설비투자가 이어진 덕이다. 제조업평균가동률도 전달보다 1.7%포인트 늘어난 74.3%를 기록했다.
그러나 소비심리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민간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2.2% 감소하며 석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넉달 연속 감소한 뒤로 가장 오랜 소비위축 기록이다.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는 0.6% 늘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가 -4.5%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도 -1.9%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설 특수가 예전만 못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반도체와 전자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전체 산업 부진도 여전했다. 자동차는 지난달보다 생산량이 0.1%(전년 동월 대비 -8.8%) 줄었고,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도 0.4%(전년 동월 대비 -24.4%) 줄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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