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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제유가 흔드는 손은 오펙? 셰일오일과 트럼프!

등록 2017-03-14 18:14수정 2017-03-15 09:17

미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수요 줄고
셰일 수익성 높아 공격적 생산에다
트럼프 화석연료 공급 확대정책탓
오펙 감산 합의뒤 오르던 유가 뚝
브렌트유 50달러선마저 위협받아
오펙 감산 합의 기간연장 힘들듯
그래픽_김지야, 이미지 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그래픽_김지야, 이미지 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올해 들어 배럴당 50달러 초중반대를 지속하던 국제유가가 지난 8일부터 돌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다시 출렁이는 유가’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오펙 회원국이 원유 감산 합의·이행에 돌입한 뒤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며 1~2월 배럴당 55달러대(북해산 브렌트유 기준)를 유지했으나 이제 50달러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방아쇠를 당긴 건 미국산 셰일오일과 트럼프”라고 시장분석가들은 말한다.

지난 2월 한달간 배럴당 평균 53.46달러였던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는 3월7일까지 53달러선에서 횡보하더니 지난 8일 50.28달러로 하루새 3달러나 폭락했다. 시장에 던져진 충격은 계속 이어져, 13일에 48.40달러로 더 주저앉았다. 2월 한달 평균 54.39달러였던 두바이유도 13일 50.04달러로 떨어졌다. 국제 3대 유종 가운데 통상적으로 가격이 가장 높은 브렌트유(2월 평균 56달러)도 13일 51.35달러로 내려섰다. 12월8일(두바이유 50.3달러) 이래 약 석달 만에 작년 평균가격(41.4~45.1달러)대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산유국들 “감산” 인위적 방어에도
국제유가 배럴당 50달러 붕괴 위기
OPEC 감산 합의 기간연장 힘들듯

유가가 갑자기 떨어지고 있는 배경으로는 우선, 미국의 3월 금리인상 가능성 대두가 꼽힌다.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띠고 있는 세계 경제가 통화 긴축으로 다시 수축기에 들어가면서 석유 수요가 줄어들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시장분석가들은 ‘셰일오일의 공격적 증산’이라는 공급 충격과 여기에 가세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발 화석연료 정책 요인, 이 두가지가 더 크다고 설명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셰일오일을 비롯한 전통 화석연료 생산·공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원유시장에 격변을 일으키고 있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쥐라기·백악기의 고생대 지층인 셰일층이다. 오랜 저유가 국면을 버텨내고 살아남은 셰일오일 생산자들이 부활하면서 상황이 반전된 형국이다. 미국의 셰일오일 업자들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에 진입하자 그동안 놀리고 있던 원유채굴 시추기(리그)를 전면 가동하며 공격적으로 생산을 늘리고 있다. 원유서비스업체인 베이커 휴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현재 가동중인 원유채굴 시추기는 셰일시추기를 포함해 총 617개에 이른다. 1년 전 이맘때는 386기에 불과했다. 2015년 9월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내 7개 유전지대의 셰일원유 하루 생산량이 지난 1월 470만7천배럴에서 오는 4월 496만2천배럴로 26만배럴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유국 카르텔이 감산을 통해 원유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고 있지만, 그 반대편의 셰일오일 공급물량이 국제유가를 떨어뜨리는 더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셰일오일 증산에 따라 2015년에 세계 1위 원유생산국(925만배럴/1일) 지위에 올랐는데, 미국 전체 원유생산에서 셰일오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49%(2014년)에 이른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유가를 뒤흔드는 거대한 힘은 이제 오펙도 비오펙도 아니고, 셰일오일”이라며 “지난 6일 미국 휴스턴에서 산유국·에너지 관계자들이 참석한 석유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했는데, 오펙 회원국마다 ‘감산에 따른 고유가에 무임승차해 수혜를 누리고 있는’ 셰일오일 생산량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저유가 시기가 닥쳐오면 셰일오일도 다시 고전에 직면하게 될 터라 마구 생산량을 늘리기란 힘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저유가에도 수익을 내며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셰일오일 생산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됐다. 북미 셰일가스 주요 산지에서 셰일오일 시추비용은 2015년에 30%가량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는 10%가량 더 낮아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셰일오일의 생산 손익분기점은 2012~15년 배럴당 60~80달러에서 최근 40~60달러 수준까지 낮아졌다. 생산물량뿐 아니라 생산단가에서도 이른바 ‘셰일혁명’이 일어난 것으로, 유가 40~50달러대에서도 셰일 시추기가 풀가동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미국은 제1차 석유파동 당시인 1975년 12월에 전면 금지했던 미국산 원유 수출을 40년 만인 2015년 12월에 해제한 바 있다.

이런 셰일 공세 앞에 오펙·비오펙이 감산이라는 ‘신뢰·협조게임’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유가를 끌어내리는 요인 중 하나다. 산유국의 원유감산 공조는 오는 6월에 만료될 예정인데, 셰일 때문에 감산 노력이 무력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감산 기간을 더 연장하면서까지 생산물량 감소의 고통을 참고 버텨내기 힘들 것이란 예측이다. 셰일 탓에, 감산 약속의 이행을 둘러싸고 오펙 회권국 사이에 분열과 배반이 일어날 공산도 커지고 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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