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기던 소비자 체감경기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수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진데다 탄핵결정으로 인해 정치리스크도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7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중 경기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지표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7로 전월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두 달 연속 상승한 데다 지난해 10월(102) 이후 5개월 내 최고 수준으로 회복된 셈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 102를 기록한 이후 11월(95.7)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지며 1월(93.3)까지 계속 하락하다 2월 반등한 바 있다. 특히 1월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75.0) 이후 7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지수는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CCSI가 기준값(2003∼2016년 장기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 아래로 떨어지면 비관적임을 나타낸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나 석유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탄핵으로 어지럽던 정치상황도 점차 안정되다보니 곧 출범할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나름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문별로도 대부분의 지수들이 대부분 상승해 소비자들의 심리가 전월보다 개선됐음을 보여줬다. 현재경기판단CSI는 59(+4포인트), 향후경기전망CSI도 77(+7포인트)로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CSI는 89(+1), 생활형편전망CSI도 95(+2)로 집계됐다.
가계수입전망CSI는 98(+1), 소비지출전망CSI는 104로 전월과 같았다. 취업기회전망CSI도 76(+6), 금리수준전망CSI는 125(+2)로 올랐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2로 집계돼 2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6%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6%로 0.1%포인트 떨어졌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응답)으로는 공공요금(50.5%), 공업제품(48.4%), 농축수산물(39.3%) 등이 꼽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