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쳐야 했던 국내 조선회사마다 임금 일부 반납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치며 급여가 대폭 줄었다. 대우조선해양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년새 1500만원이나 쪼그라들어, 높은 급여로 부러움을 사던 일이 옛말이 되고 있다.
2일 조선업체 각 사가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대우조선해양은 작년 1인당 평균 급여가 6천만원으로 전년보다 1500만원 줄었다. 대우조선은 작년 하반기 급여 중에 임원 20~30%, 수석부장 15%, 사원~부장 10%를 각각 반납했다. 기본급이 적은 생산직은 수주 가뭄에 따른 특근일수마저 격감하면서 급여가 크게 깎였다.
현대중공업의 작년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6718만원으로 전년(7827만원)에 견줘 1100만원가량 줄었다. 일감 부족으로 작년 7월부터 고정 연장근로를 없애 수당이 사라졌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직원 평균급여가 6800만원으로 전년보다 300만원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작년에 임원 30%, 부장 20%, 차·과장 15%의 비율로 임금을 반납했다. 매년 1, 7월에 나오는 목표인센티브(PI)도 실적 부진으로 한푼도 받지 못했다.
임원과 등기이사들의 보수는 ‘반의 반토막’으로 깎였다. 삼성중공업은 업황 최고조였던 2012년 등기이사 1인당 36억8200만원을 받았지만, 작년엔 4억6300만원으로 줄었다. 박대영 사장은 취임 첫 해인 2013년 16억3800만원을 받았지만, 작년 7월부터 급여를 전액 반납하고 있다. 월급명세서에는 매달 회사의 의료보험 부담금 9700원만 찍히고 있다.
대우조선의 경우 전임 고재호 사장은 2015년 퇴임할 때 21억5400만원을 챙겼지만, 후임 정성립 현 사장은 작년에 급여의 30%를 반납했고, 다음 달부터는 급여의 100%를 반납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내놓은 대우조선 구조조정방안을 보면 올해 전 직원 임금 10% 반납을 포함해 총액 인건비 25% 추가 감축이 포함돼 있다. 대우조선 등기이사의 작년 평균보수는 3억2500만원으로 재작년(15억3500만원)의 5분 1로 줄었다. 사내이사들이 임금을 반납하고, 사외이사들도 회사 사정을 감안해 보수를 반납했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등기이사 1인당 평균보수가 14억원에 달했지만, 작년에는 8325만원으로 거의 일반 직원 수준까지 대폭 줄었다. 현대중공업 사장단은 작년에 월급을 받지 않았다. 부사장은 급여의 50%, 전무 30%, 상무 20%를 반납했다. 업계 관계자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조선이 우리나라 수출 품목 1위 자리를 지켰다. 또 예전 호황기 때 1억달러 넘는 선박 발주계약이 체결되면 기획재정부에서 곧장 전화를 걸어 와 ‘그 돈이 언제 들어오냐’고 물었다. 그 달러가 외환시장에 풀리면 환율에 변동을 일으키기 때문이었다”며 “이제 급여도 대폭 줄어들고, 다 옛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 대형 3사의 직원은 작년 12월말 현재 현대중공업(2만3077명), 삼성중공업(1만1897명), 대우조선해양(1만1261명)이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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