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계란값 파동’의 여파는 길었고, 기름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3월 소비자물가는 한 해 전보다 2.2% 올랐다. 지난 2012년 6월(2.2%) 이후 4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11월까지만해도 0%대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들어선 2%대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영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해 전기료 인하, 유가 하락 등으로 낮은 물가 수준이 지속된 영향이 큰데다 식료품과 농축산물 등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으로 한 해 전보다 62%나 올랐던 계란값은 다소 내렸지만 여전히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3월에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1% 비싼 값에 달걀을 샀다. 귤(106.2%), 오징어(45.6%) 등 일상에서 자주 먹게되는 농축수산물 가격도 크게 올랐다. 높은 식료품 가격 탓에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도 5년 9개월만에 최대치인 2.8%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초 바닥을 친 국제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기름 값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에 견줘 14.4% 오르며 소비자 물가지수를 0.59%포인트 끌어올렸다. 휘발유는 12.4%, 경유는 18.2%가 각각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국제 유가가 다소 내리고 있는 상황 등으로 볼 때 추가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물가상승에 편승해 값을 더 올리는 등 물가상승 압력이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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