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량진 고시촌.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공시’(공무원 임용시험)의 경제적 기회비용(손실)이 21조원에 이른다는 추산이 나왔다.
5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낸 ‘공시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는 7·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공시생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시험준비를 하는 데 따라 발생하는 생산·소비 측면의 경제적 기회비용이 21조7689억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공시생은 지난해 25만7천명에 이른다.
보고서를 보면, 생산에서의 기회비용은 ‘공시생수(25만7천명)×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생산액(2015년 국내총생산/총취업자)’으로 모두 15조4441억원에 이른다. 또 소비에서의 기회비용은 ‘공시생수×1인당 소비지출액(2016년 29살 이하 가구의 연간 평균 가계소비지출액·통계청 가계동향조사)’으로 6조3249억원에 이른다. 이는 모든 공시생이 시험준비를 하지 않고 취업해 소득을 얻고 일정 부분을 소비에서 사용한다는 가정 아래 산출한 기회비용이다.
반면 공시의 순기능도 있다. 시험준비 과정에서 지출하는 교육비·생활비 등 민간소비가 경제 전체의 수요를 진작하는 효과다. 이 순기능적 지출은 ‘공시생수×공시생 1인당 평균 소비지출(연간 1800만원)’로 모두 4조6260원에 이른다.
요컨대 이 순기능적 지출에서 생산·소비에서의 기회비용을 뺀 공시의 경제적 순기회비용은 17조9139억원으로, 이는 2016년 명목 지디피(GDP) 대비 약 1.1%에 이른다.
보고서는 “공시생 증가의 근본원인은 경제 안에 ‘질 좋은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므로 고용 창출력을 확보하지 못한 한국 사회에 책임이 있다”며 “공시생 증가는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측면도 있지만 사회 전체로서는 우수 인재들이 시험준비에 능력을 집중하는 건 국가적 손실”이라고 밝혔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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