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부산항 신항 부두에 접안한 컨테이너선에서 분주하게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함에 따라 생산·투자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그간 부진했던 소비도 반등하는 등 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발표한 4월치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한국경제가 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자신감에 찬 진단을 내놨다. 대외 경제여건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으며, 수출 호조세가 실물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3월 수출은 석유제품·반도체 등 주력품목 수출 호조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3.7% 증가한 488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1월부터 석달째 전년 동월 대비 두자릿수대 증가율을 보이는데, 이는 66개월 만에 처음이다. 2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생산 조정 등으로 전달보다 3.4% 줄었지만, 1~2월 전체로 보면 지난해보다 1.9% 늘었다. 2월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8.9% 줄었지만, 1~2월 전체로는 지난해보다 3.0% 늘었다. 1월 생산·투자 지표가 워낙 큰 폭으로 치솟아 기저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특히 내수를 뜻하는 소매판매가 회복세로 돌아선 점이 고무적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 화장품 등 비내구재, 의복 등 준내구재가 모두 증가해, 2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3.2% 늘었다. 3개월 연속 감소하다 큰 폭으로 반등했다.
3월치 속보지표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카드 승인액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13.7%, 백화점 매출액과 할인점 매출액은 각각 1.7%, 3.2% 늘었다. 휘발유·경유 판매도 4.8% 늘었다. 소비자 심리지수도 96.7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사드 배치’ 반발로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달보다 39.1% 줄어든 점은 소매판매 회복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고, 유가가 회복됨에 따라 자원 신흥국 사정도 좋아지는 등 대외 경제 여건이 예상보다 좋은 상황”이라며 “다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 대우조선 구조조정 여파 등이 내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은 긴장해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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