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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11일 타계한 ‘현대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등록 2005-11-13 18:52수정 2005-11-14 01:54

11일 타계한 ‘현대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11일 타계한 ‘현대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노동자를 부품 아닌 인간으로 대우하라”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동부 자택에서 숙환으로 숨진 피터 드러커 전 미국 클레어몬트대 드러커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경영학을 “인간을 잘 살도록 만드는 학문”이라고 정의한 드러커는 연구대상을 ‘효율성’보다는 그 주체인 ‘사람’으로 삼았다.

‘지식사회’의 도래를 예언하며, 오늘날 정부·기업 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적용되는 ‘혁신’, ‘자기관리’, ‘기업가 정신’ 등의 용어는 대부분 드러커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는 <단절의 시대>(69년)에서 처음 ‘지식노동자’라는 용어를 썼다. 자본과 노동의 역할이 끝나고 지식이 주요한 생산요소가 되는 지식사회에선 케인지안의 ‘소비’(유효수요 정책)나 오스트리아학파의 ‘투자’가 아니라, ‘지식’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의 재교육과 인성화된 생산방식을 강조하고, 지식노동자를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식경영은 나중에 인텔 등 미국 대기업들에 의해 널리 받아들여졌다. 그는 거대기업들에게 “노동자를 부품이 아닌 인간으로 대우하라”고 외쳤다. 그는 이전 시대까지 유효했던 카리스마의 허구를 지적하고 오늘날 일반화된 팀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참다운 지도자는 카리스마로 지도하지 않는다. 그는 능숙한 책략이 아니라, 근면과 헌신으로 다스린다. 참다운 지도자는 영리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고 성실하다”고 말했다.

효율성보다 ‘인간’ 강조
한국에도 남다른 관심보여
그의 이름딴 국내모임 설립도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남다른 관심을 나타냈다. 54년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의 교육담당 고문으로 방한해 한국과 인연을 맺었으며, 50~60년대 뉴욕대학에서 한국의 젊은 관료들과 학생들을 가르쳤다. 드러커 교수는 <넥스트 소사이어티>(2002년)에서 한국을 ‘기업가 정신’이 가장 뛰어난 국가로 소개했으며,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93년) 서문에서는 “역사상 한국전쟁 이후 40년 동안 한국이 이룩한 경제성장에 필적할 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교육에 대한 투자로부터 그렇게 풍성한 수확을 거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고 극찬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9월 드러커의 지식경영 이론을 적용해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 모델을 만든다는 취지로 ‘피터 드러커 소사이어티’가 설립됐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회원수가 400여명에 이른다. 피터 드러커 소사이어티는 ‘피터 드러커 혁신상’을 제정해 내년부터 드러커의 경영철학인 평생학습을 통해 성장동력을 높인 기업이나 기관 등에게 줄 계획이다. 국내 드러커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이재규 전 대구대 총장은 “지식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는 그의 경영이론은 특히 자원과 자본이 부족한 한국의 기업가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고 평가했다. 92년 이후 거의 매년 드러커를 만나온 그는 “드러커 교수가 인간사회에는 틀립없이 마찰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이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가 ‘겸손’이고 ‘예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1909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드러커는 독일 함부르크 대학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법학과 경영학을 공부했으며, 43년 제너럴모터스(GM) 컨설팅을 수행하고 미국의 유럽원조 계획인 마셜 플랜 고문으로 참여하면서 경영학을 연구했다. 비영리 재단인 ‘피터 드러커 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벌여왔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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