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00여년만에 둥지를 옮긴다. 한은이 본부와 금고를 옮기는 이사를 하는 것은 설립 뒤 처음이다.
19일 한은에 따르면, 이번 주말 한은 발권국이 강남본부 건물로 이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은 이전 작업이 시작된다. 이번 이전은 올 하반기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이뤄지는 본관 리모델링과 별관 재건축 공사 때문이다. 한은은 1987년 준공한 본관과 2005년 매입한 소공별관, 1964년에 지은 1별관, 1932년에 건설한 2별관으로 이뤄져 있다.
한은 총재와 금융통화위원, 집행간부 등의 집무실과 조사국, 통화정책국, 금융안정국 등 본관과 별관 부서 대부분은 태평로 삼성 건물로 이사한다. 이에 따라 국고증권실과 국고금 관련 업무는 내달 5일부터, 외환심사팀의 외국환거래 신고 등의 업무는 내달 7일부터 삼성 건물에서 이뤄진다. 리모델링 혹은 재건축 대상이 아닌 소공별관에서 일을 하는 경제통계국과 외자운용원, 경제연구원은 이동하지 않는다. 본관 건물 지하에 보관 중이던 10조원 이상의 현금은 이미 한은 강남본부 금고로 모두 이동했다. 앞서 화폐수급 작업 때마다 본부 금고에 들어올 현금을 부분적으로 강남본부 금고에 넣는 단계적 방식으로 이전을 완료했다고 한은 쪽은 설명했다. 막대한 규모의 현금을 한꺼번에 옮길 경우 보안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은 금고에는 조폐공사가 만들어낸 뒤 시중에 풀리기 전 단계의 화폐나 금융기관이 맡긴 돈 등이 보관돼 있다.
한은은 1912년 일제가 건설한 구관(현 화폐박물관)에서 출범한 이후 한국전쟁 당시를 빼면 현재 자리를 떠난 적이 없다. 전쟁 당시엔 한은 본부는 부산본부로 잠시 이동한 적이 있다.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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