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회장 증여한 돈 성격규명이 목적인 듯
삼성에버랜드(옛 중앙개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정동민)는 14일 이부진(35) 호텔신라 상무 등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세 딸이 1996년 12월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인수한 자금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의 세 딸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대금으로 넣은 3장의 수표 원본을 확인했다”며 “이에 앞서 이 회장이 딸들에게 증여한 자금도 3장의 수표로 들어갔으나 마이크로필름에는 이 수표들의 원본이 없어, 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96년 12월3일 자신에게 배정된 13억원 상당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하고, 세 딸에게 16억원씩을 증여해 전환사채를 인수하게 했다.
은행에서 일부러 자료를 폐기했는지 여부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은행 실무자들을 조사하고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회장이 증여한 수표 원본을 확인하는 것은 연결계좌와 관련돼 있다”고 밝혀, 증여자금이 개인 돈인지 회삿돈인지 등을 확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검찰은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가 실권 전환사채를 인수할 뜻이 있다”고 에버랜드 쪽에 전한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 김아무개(51) 이사를 최근 불러 조사하는 등 모두 20여명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이번 주부터 에버랜드 이사들과 법인주주 대표이사 등 피고발인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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