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자영업자 실효세율 2.7%
월급의사·판사 비해 턱없이 낮아
자영업자가 내는 세금이 비슷한 소득 수준의 월급쟁이와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이런 현상은 의사·변호사 등 이른바 전문직 고소득자에게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통계청의 ‘3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우리나라 전체가구는 월평균 295만원을 벌어 이중 205만원을 소비하며, 세금은 약 10만원을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대비 세금 비중(실질세율)은 3.3%다. 이를 직종별로 세분해 사무직과 자영업자를 비교하면, 월평균 소비지출은 사무직과 자영업자가 각각 257만원과 22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세금은 사무직이 월평균 20만원을 내는데 견줘 자영업자는 사무직의 3분의 1 수준인 6만9천원만 냈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특히 통계청의 9개 직업분류군 중 하나인 ‘전문가’ 직군을 보면, 이중 근로자가구(월급을 받는 전문가, 종합병원 의사·교수·교사·공무원·판검사·연구원 등)는 월평균 458만원을 벌어 이중 24만3천원을 세금으로 냈다. 그러나 같은 전문가 중에서도 근로자 외 가구(개업의사, 변호사, 프리랜서 등)는 소득은 461만원으로 평균보다 더 많지만, 세금은 절반 수준인 12만6천원만 냈다. 전문직 근로자가구의 실질세율(소득 대비 세금 비중)이 5.3%인데 반해 전문직 근로자 외 가구의 실질 세율은 2.7%에 그쳤다. 이는 사무직(4.2%), 기술공(4.0%)은 물론 무직·군인·농어업자(3.7%)보다 세부담이 더 적다는 것을 뜻한다. 세금 총액에서도 전문직 근로자 외 가구는 사무직(16만원), 기술공(15만원) 가구보다 더 적은 세금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전문직이 포함된 자영업자 소득은 공식적으론 표본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공표하지 않고 있다. 통계청 가계수지 통계는 전국 7500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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