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50만명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한국에서도 숙박공유 사업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에어비앤비는 5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내 경영 성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해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1만명으로 2015년(22만명)보다 130% 증가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1500만명이 넘는 만큼, 에어비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적지만 최근 성장세가 빠르다. 개인 여행이 확산되면서 현지 생활을 체험하려는 관광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내국인까지 포함할 경우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관광객은 101만명에 이른다.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에어비앤비는 집이나 방을 단기간 빌려주는 집 주인과 숙소를 찾는 여행객을 연결해주는 숙박공유 서비스다. 집주인은 남는 주거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좋고, 여행객은 현지인의 집에서 묵으며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유커)은 20.3%였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46.8%로 절반에 달한다. 하지만 에어비앤비 이용객은 절반 수준이었고, 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 등 동남아시아가 23%, 미국이 16.2%를 차지했다. 마이크 오길 에어비앤비 아시아태평양 정책총괄 대표는 “에어비앤비의 경우 한국을 좀 더 알고 싶어하는 개별 자유여행객들이 주로 이용한다. 중국은 단체관광객들이 많아 에어비앤비 이용 비중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에어비앤비가 성장할수록 관광객의 국적 구성이 다양하게 변해 ‘관광 다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비앤비는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여행객을 한 번이라도 받은 집 주인은 9800명으로 2015년(5300명)에 견줘 4500명이 늘었다. 이들은 연평균 400만원을 벌었다. 에어비앤비는 집 주인의 수입과 손님들의 소비액을 합하면 지난해 한국에서 유발된 경제효과는 5315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가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숙박공유 서비스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한국에서 불법 시비가 있고, 에어비앤비는 단순히 중개만 해주는 서비스여서 숙소 품질이나 안전 등 이용객이 불편을 겪는 문제도 논란이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