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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11일 대규모 정전은 ‘블랙스완’?

등록 2017-06-12 15:55수정 2017-06-12 17:16

한전, 영서변전소 개폐기 고장 정확한 원인 파악 못해
“두 개 전원스위치 동시에 나가…이런 유형 사고는 처음”
이달말까지 전국 변전소 차단기 72개 긴급점검키로
11일 서울 서남부와 경기도 광명·시흥 일대에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고는 ‘블랙스완’인가? 한국전력은 광명시에 있는 영서변전소의 전력 연결·차단을 관장하는 개폐기 고장으로 사고가 발생했으나, 정작 어떤 문제 때문에 고장이 났는지는 아직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서변전소뿐 아니라 전국의 다른 변전소도 안심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한전의 전력계통운영 실무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전 역사상 이런 유형의 정전 사고는 처음”이라며 “사고가 난 영서변전소의 경우 전력공급스위치가 온과 오프로 두 개가 달려 있는데, 단 하나의 선로를 통해 전력이 송전돼 나가 일반 가정에 공급되고 다시 돌아오는 ‘순환형 루프’(loop) 형태다. 따라서 온이든 오프든 스위치 하나가 나가 죽어버려도 전력공급은 계속돼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스위치 둘이 동시에 죽어버리는, 확률상 거의 일어나기 어려운 희귀한 일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12일 조환익 한전 사장이 전날 발생한 서울 남서부 및 경기 광명, 시흥지역 정전과 관련해 양주변전소를 찾아 송변전설비를 긴급 점검하고 있다.
12일 조환익 한전 사장이 전날 발생한 서울 남서부 및 경기 광명, 시흥지역 정전과 관련해 양주변전소를 찾아 송변전설비를 긴급 점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스위치 하나가 죽어버리는 위급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 루프를 타고 반대 쪽으로 전력이 흘러가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 이번에는 이 루프에 물려 있던 광명·금천·시흥 등 7개 지역으로 나가는 선로들이 일시에 멈춰버린 것이다. 변전소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의 전압을 변환하는 시설로, 영서변전소는 발전소에서 송전선로를 통해 들어온 34만5천 볼트의 전압을 15만4천 볼트로 낮춰 광명 등 하위 7개 변전소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하위 변전소에 들어온 전압은 2만3천 볼트로 다시 감압돼 배전선로를 통해 전봇대 변압기로 보내지고 여기서 380 볼트 및 220 볼트로 바뀌어 각 가정에 들어간다.

한전에 따르면, 영서변전소의 사고 지점에는 고압 전류가 흐르고 있어 사람이 접근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즉 전력설비에 종사하는 직원의 과실이나 제3자의 소행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유독 1978년에 세워진 영서변전소만 오래되고 낡아 이번에 열화로 차단기가 파손된 것인지, 아니면 영서변전소처럼 전국의 오래되고 낡은 70여개 변전소도 동일한 사고발생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모두 교체가 필요한 것인지 여부를 검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이번 정전사고와 관련해 이달 말까지 전국적으로 영서변전소와 같은 형태의 모선 연결 차단기 72대에 대한 긴급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또 학계와 연구기관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고장조사위윈회를 구성해 이번 정전의 고장원인 분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총 4천억원을 들여, 전력선들이 철탑처럼 어지럽게 매달린 옥외철구형 변전소 28개소를 2019년까지 옥외 절연가스통(GIS)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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