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재협상의 방어논리로 미국산 무기수입액 등장
무협, 암참 “수출입통계 제외돼 무역흑자 부풀려져” 주장
SOFA협정으로 사드 등 주한미군 물품은 통관집계 안돼
수출입품목 HS코드상 무기류 코드는 87·88·93부류
대부분 통관에 집계돼…단, 93류(총포류)는 비공개
무협, 암참 “수출입통계 제외돼 무역흑자 부풀려져” 주장
SOFA협정으로 사드 등 주한미군 물품은 통관집계 안돼
수출입품목 HS코드상 무기류 코드는 87·88·93부류
대부분 통관에 집계돼…단, 93류(총포류)는 비공개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요즘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와 관련해 미국산 무기 수입액의 ‘수출입 통계 제외’를 둘러싼 얘기가 잇따라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년간 2배로 늘었다”며 한-미 FTA 재개정 협상을 잇따라 공언하자, 이에 대응하는 방어 논리로 사드 등 무기 수입액을 둘러싼 말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김인호 무역협회장은 현지에서 통상 관련 미국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투자, 서비스 수지 및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무기 규모 등을 감안하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 규모는 대폭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도 14일, 지난 5월 미국을 다녀온 ‘암참 도어녹’(Doorknock) 사절단의 성과를 알리는 자리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미국산 방산 물자 수입량인 대외군사판매량을 한-미 무역수지 산출에 반영하는 방안을 양국이 공동 발표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비롯한 미국산 무기수입을 무역수지 집계에 넣으면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크게 축소된다는 얘기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부는 맞고 일부는 잘못된 얘기다. 미국산 무기 수입품 가운데 대다수 품목은 관세청의 수출입 통관에 포착된다. 그러나 주한미군 주둔군 지위 협정인 한-미 행정협정(SOFA)에 따라 사드 등 국내에 주둔하는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모든 물품은 수출입 신고를 거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 담당자는 18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국내로 물품을 수입하는 모든 기관·기업·개인은 빠짐 없이 수출입 통관신고를 해야 한다”며 “다만 사드 무기는 수입자가 내국인이 아니라 미군이라서 통관물품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출입통계는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HS)상의 코드번호에 따라 상품 성질별로 1류(살아있는 동물)에서 97류(예술·골동·수집품)까지 대분류된다. 이어 그 뒤에 세분류로 세자릿수, 네자릿수 등으로 계속 이어지며 최대 10자리 번호까지 구분된다. 대분류 중에서 군사 무기류와 직접 관련된 품목코드는 93류(무기·총포탄과 이들의 부분품과 부속품), 87류(철도용이나 궤도용 외의 차량과 그 부분품·부속품), 88류(항공기와 우주선, 이들의 부분품)이다. 93류에는 소총 등이, 87류에는 탱크(전차)·장갑차가, 88류에는 전투기 등이 포함된다.
올들어 1~5월 미국산 제품 수입액은 총 211억5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21.8% 증가했다. ‘항공기 및 부품’ 품목 수입액은 12억1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6.7% 크게 증가했다. 최근 미국산 군용 헬리콥터가 몇 대 들어온 것이 주요 요인이고, 전투기 수입은 근래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관세청의 ‘품목별 국가별 수출입실적’을 보면, 올들어 5월까지 88류의 미국산 수입액은 총 10억달러로 이 코드품목에서 6억1천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했다. 그런데 유독 93류 품목의 수출입 자료는 과거부터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다른 국가로부터의 수출입도 마찬가지로 비공개다. 관세청 쪽은 “전투기·소총·탱크 등 무기류는 87,88,93류 수출입 품목코드로 대부분 잡히고 있다”며 “다만 무기류에 해당하는 93류 수출입 자료의 비공개는 예전부터의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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