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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무역보험공사 25돌 “수출보증 사고 막아라”

등록 2017-07-06 18:56수정 2017-07-07 10:11

대규모 사고 이어지면서
위험관리 ‘구멍’ 눈총
“기금 자체 흔들린 위험 존재”

민간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 도입키로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가 수출보험(보증) 사고를 줄이려고 무역금융에도 민간의 자본건전성 지표를 도입하기로 했다. 무보가 창립 이후 지금까지 수출기업에 제공한 무역보험 누적액은 현재 환율가치로 총 2272조원에 이른다.

7일 창립 25주년을 맞는 무보는 6일 ‘중장기 무역보험정책 추진방향’을 내놓았다. 우선 민간보험사의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을 중점 관리지표로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이 비율은 120% 수준인데 5년 후에는 우량한 민간보험사 수준(20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예기치 못한 손실이 발생했을 때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순자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높을 수록 좋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무보 사고율은 최근 5% 안팎이다. 최근 대규모 보험사고가 이어지면서 ‘위험 관리’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2014년 모뉴엘의 대규모 허위수출 무역보험 사고에 이어 지난해에도 수출기업 온코퍼레이션에 대한 보증사고에 휘말려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낸 바 있다. 수출선박 지급보증을 서준 중소 조선업체들이 연이어 무너지면서 떼이고 있는 돈도 수천억원대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의 기본재산은 10조원가량인데 무보는 훨씬 적은 편이라 거액의 보험 손실이 한번 발생하면 기금 자체가 흔들리는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무보의 수출보험계약 유효계약 잔여액은 약 80조원으로, 기금배수(유효계약액/기금총액)가 73.4배에 이른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20배보다 훨씬 높아 자산 건전성이 늘 당면과제였던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보가 그동안 수출기업의 보험을 인수하는 ‘영업 중심’으로 일해오면서 리스크 관리에는 역량을 집중하지 못해왔다”고 말했다. 무보는 또 수출보험 사기가 벌어질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특정국가와 특정 수출업체에 보험 제공이 집중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회사의 여신총액에 비해 무역보험 의존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수출기업은 보험사기의 위험 징후가 있다고 보고 보험액 한도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무보는 ‘중소·중견기업 및 일자리 창출 중심의 보험 지원’으로 무역보험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44조3천억원을 지원한 중소·중견기업 무역금융 지원 규모를 2022년까지 65조원(총 무역금융 190조원 목표)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무보가 보험을 인수해준 수출기업의 국내 고용창출 효과를 점수화하는 지표를 개발해 점수가 높은 기업일수록 보험 한도와 보험료 할인에서 우대하기로 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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