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해외명품 할인전에서 고객들이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분기(4~6월) 한국경제가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전분기(1~3월)보다 성장폭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경기 둔화라기보다는 속도 조절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지속적인 부진 흐름을 보이다 점차 개선세를 보이는 민간소비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올해 2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계절조정)였다. 성장폭이 1분기(1.1%)보다 0.5%포인트나 낮다. 수출과 건설투자가 1분기에 견줘 감소하거나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데 따른 것이다. 수출은 1분기에 2.1% 증가했으나 2분기엔 외려 3.0% 감소했고, 건설투자는 같은 기간 증가폭이 6.8%에서 1.0%로 크게 낮아졌다. 전년동기 대비 2분기 성장률은 1분기보다 0.2%포인트 떨어진 2.7%였다.
한은은 수출과 건설투자 증가세가 이처럼 둔화함에 따라 2분기 성장폭이 1분기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분기 높은 성장률을 보인 부문에서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견조한 성장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수출이 전년 동기에 견줘서도 감소(-0.1%)한 것은 다소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현지 판매가 크게 줄어들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현대차는 최근 2분기 당기순이익(9136억원)이 한해 전보다 48.2%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기아차 역시 이날 2분기 순이익이 5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공시했다.
민간소비는 눈에 띄게 개선됐다. 수출대기업 중심의 외끌이 경기회복세에 소비가 가세하는 흐름이다. 민간소비는 2분기 때 전기 대비 0.9% 증가하면서 전체 성장률(0.6%)을 0.5%포인트나 끌어올리는 구실을 했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4분기(0.2%) 이후 두 분기 연속 증가폭을 키워가고 있다. 정규일 국장은 “휴대폰과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내구재소비가 늘었다”며 “3분기에도 신규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돼 있어 민간소비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1년 이상 쓸 수 있는 고가 제품을 가리키는 내구재의 판매 증가는 대체로 경기회복 흐름이 뚜렷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만 가계소득 여건의 개선이 더딘 것은 민간소비의 추가적인 회복에 부담이 되고 있다. 올해 들어 취업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임금상승은 지난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가 고용노동부 사업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따져본 결과, 물가 변화를 반영한 실질임금(5인 인상 사업체·전체 임금총액 기준) 상승률(전년동기비)은 지난해 연평균 2.78%에서 올해 들어 지난 3~4월 1% 초중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올해 연간 성장률이 3%에 이를지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정부는 최근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0.2%포인트)를 반영하면 올해 성장률이 3.0%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8%(추경효과 미반영)이다.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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