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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 쇠고기업계 “한-미 FTA 변경 반대” 미 정부에 서한

등록 2017-08-02 11:30수정 2017-08-02 11:41

“한-미 FTA로 육류 수출 성공적…어떤 변경도 지지 안해“
미국업계 내부 균열…제조업 “재협상” 농업계 “개정 반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추진에 대해, 미국 쇠고기업계가 “미국 쇠고기 판매의 한국시장 점유율과 막대한 기존 투자를 위태롭게 하는 어떠한 한-미 자유무역협정 변경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서한을 최근 미국 정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축산협회·북미육류협회·미국육류수출협회 등 3개 쇠고기업계 단체장들은 지난달 27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서니 퍼듀 미국 농무부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미국 쇠고기산업이 한국에서 번창하기 위한 이상적 환경을 창출했다”며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시장 점유율을 흔들거나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품질·일관성 등 한국소비자의 신뢰 강화를 위해 그동안 투입한 막대한 투자를 위협한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어떠한 변경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확보한 지속적인 한국시장 접근이 미국 쇠고기산업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촉구하고, “미국 쇠고기의 한국시장 판매량은 협정 발효 첫해인 2012년 5억8200만달러에서 2016년 10억6천만달러로 82% 증가했다. 한국시장은 지난해 미국 쇠고기 전체 수출액의 17%를 차지하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셰(40%)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관세양허안을 체결한 바 있다.

미국축산협회 누리집. 지난달 27일 미국 쇠고기업계가 “한미FTA 변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미국 무역대표부 앞으로 보냈다는 보도자료.
미국축산협회 누리집. 지난달 27일 미국 쇠고기업계가 “한미FTA 변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미국 무역대표부 앞으로 보냈다는 보도자료.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쇠고기업계가 개정에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 표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는 업종별 민간 이익단체 사이에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고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로도 개정협상의 범위와 속도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7~29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개최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현대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미국제조자연합회를 비롯한 철강·제조업 분야는 “무역적자가 심각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미국곡물협회 등 농업·낙농업계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유사하게 “상호 호혜적이고 성공적인 협정”이라며 협정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개정협상에 반대하고 있다. 무역협회 워싱턴지부는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국내 산업보호를 최우선시하고 있음에도 미국 내 산업 간에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며 신경전을 펼치는 양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혼돈스런 상황에 빠져들고 있고, 앞으로 양국간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협상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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